나를 사랑하는 방법 - 독서
전철로 출퇴근하는 시간 대부분은 전자책을 읽는다. 그러다 내용이 생소해서 지루하면 다른 전자책을 본다. 그것도 아니면 잠깐 눈을 감고 부족한 잠을 채우거나 메모를 한다. 그것도 아닌 날은 멀뚱하니 창밖을 본다. 출퇴근길 전철은 결혼 전에 살았던 동네를 지나친다. 오랜 시간을 보냈던 동네라 그런지 친근하다. 친구들도 많이 살았던 동네다. 가족들과 보낸 시간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눈앞에 그려진다. 추억여행엔 언제나 "그때 그랬는데"라는 말을 꼭 한다. 비 오는 날은 추억여행의 농도가 짙어진다. 그러다 문득 친구가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며 나를 포함한 여러 친구들을 초대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로부터 거의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친구는 아직 여기에 살까" 고등학교 이후 연락을 한 적이 없었고 지금 내 주변의 친구들은 그 친구의 이름이나 얼굴을 모른다.
그땐 몰랐지만 세월이 흘러보니 친구가 이사한 곳은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가 아닌 두 동짜리 아파트였다. 당시만 해도 반짝이던 분홍빛의 아파트는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 기억으로 아파트 주변을 살펴봤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아파트는 도색이 많이 벗겨져 있었고 주변은 어둑어둑한 골목길 느낌이었다. 많은 시간 동안 아파트 주변은 꾸준히 관리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좋았는데 언제 이렇게 변했을까" 옛날 생각을 하며 노후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짠했다. 그리고 다시 전자책으로 눈을 돌렸다. 책을 보는 내 모습과 아파트를 생각하니 상반된 모습이었다. 새것이어도 관심을 갖고 관리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런 생각이 드니 독서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건축물도 많다. 국내외 문화재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과 관리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더해지고 발길을 끌게 된다. 독서도 나에겐 그런 활동이다. 나에게 꾸준한 관심을 갖고 관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태도가 바뀜을 느끼고 있다. 새벽운동을 시작한 것도 음식사진을 찍는 것도 사실은 책을 통해 생각하고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주변 지인들에게도 독서와 새벽운동을 추천한다. 시간을 유익하게 만드는 게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다.
시간을 유익하게 만드는 독서활동을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