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끼] 오늘의 점심메뉴 저녁메뉴
2023년 5월 31일 - 굉음
여느 때와 같이 룰루랄라(?) 뚜벅이 출근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많고 움직이는 차도 많은 이 거리. 역동적인 국가 성장을 광고하는데 많이 봐왔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스쳐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보고 차림새도 보고 멈춰서 있는 차들도 보았다. 어린아이가 소풍을 가듯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회사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웽!! 끼~익!. 접촉사고가 난 줄 알고 있었다. 저 멀리 검은색 중형세단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인도를 걷고 있었지만 위협감이 느껴졌다. 다행히 차는 나와 방향이 반대였다. 회사 주변의 편도 1차로인 좁은 골목길에서 엄청난 속도로 운전을 한 것이다. 혹시 음주운전인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 위협적인 소리가 끝나고 어떤 회사 앞에 살짝 삐뚤게 주차를 하고 운전자가 내리는 것이었다. 음주운전은 아닌듯했다.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멀리서 봤다. 무언가 불만이 쌓인듯한 표정인 듯했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만약 이 골목에 아이들이나 전동킥보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검정 세단 자동차 운전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예전에 어떤 TV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운전만 하면 난폭해지는 사람이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로 평판이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운전대만 잡으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다. 빠르게 운전을 하면서 다른 차들을 추월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경쟁에서 승리한 듯한 기분도 들고 자신의 자동차 성능에 만족감을 느낀다나. 부모가 되고 보니 정말 무모하고 불필요한 과시욕이라고 밖에 설명되지 않았다. 속도를 즐기고 싶다면 차라리 서킷을 도는 게 어떨는지. 일반 차량과는 다른 속도감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무모함을 서킷을 통해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탈바꿈하길 바란다. 오늘 봤던 차주도 마찬가지다. 특히 좁은 길에서 과속은 제발 하지 않길 바란다.
소름 돋는 출근길이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불쾌한 기분은 사무실 환기와 얼음 동동 커피로 쓱쓱 지워나갔다. 출장을 위한 서류 작업을 마무리 짓는 날이다. 물론 같은 유형의 업무가 앞으로 세 차례 남아있지만 초기에 잘해두면 그다음은 손이 덜 가기 때문에 많은 공을 들인다. 서류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문서의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진다. 정말 마음먹기에 모든 일이 달려있다. 오전에 팀장님 확인까지 받고 깔끔하게 점심을 먹으러 갈 수 있었다. 좋아 이제 점심을 먹어볼까. 오늘의 점심이다.
좋아하는 나물이 나왔다. 세발나물은 특히 좋아한다. 톡톡 터지는 식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게다가 사무직으로 오랜 시간 앉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메뉴다. 개인적으로 장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메뉴를 좋아한다. 그중에 세발나물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장을 청소해 주는 재료가 있어야 수분섭취의 효력이 제대로 나타난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장내 독소만 잘 처리해도 집중력이 상승하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높아진다. 다소 과식을 해왔던 지난날의 사진을 보며 6월은 식사량을 조금 줄이고 저작운동을 늘리는 연습을 할 계획이다.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무거운 간식을 먹었을 경우다. 그 외에는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감사하고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오후 업무는 금요일 오전으로 미뤄진 출장을 위해 추가적으로 살펴야 할 정보를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출장으로 대면업무를 할 때 좋은 점이라고 해야 할까. 별도의 자료 없이 궁금하거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메모해서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를 하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따지자면 속 시원한 답변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진행할 업무의 불필요한 사족을 미리 제거할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명한 장점은 있다. 지금 일도 바쁜데 미리 앞서서 확인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겠지만 한 발 앞서서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저녁이다. 소식(小食)을 노린 건 아니지만 점심 이후 대장님의 은혜로운 커피선물을 받고 배가 조금 든든한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다른 때에 비해 소식을 하게 됐다. 오늘 저녁도 라면을 먹었다. 고삐가 풀린 것일까. MSG는 음식재료의 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쉬운 예로 한 때 유행했던 스타크래프트의 마린이라는 유닛이 있다. 스팀팩을 사용하면 공격력이 빨라지게 되어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데 일조한다. 그러한 원리와 비슷하다. 끌어올리는 능력. 단점도 비슷한 거 같다. 대책 없이 자주 쓰면 상대방에게 역전을 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MSG도 고민 없이 즐긴다면 비슷한 상황으로 우리의 입맛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자제가 필요하다.
< 오늘의 Pick! >
- 가느다란 매력 세발나물, 자제하자 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