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솔트리오 2023. 6. 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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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30일 - 공감고독

 

어제는 야식을 먹었다. 메뉴는 껍데기. 마음에 드는 고깃집을 찾았다. 어디에서 시켜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고 따져보고 주문했는데 성공적이었다. 저녁을 푸짐하게 먹었으면서도 야식이 신나게 또 들어간다. 인간의 능력은 이토록 대단하다. 물론 맛있게 정말 정말 많이 먹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도 그분들의 먹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난 내 흐름대로 걸어가리.

 

야식을 먹으면서 고생한 보람이 이런 거구나 느낀다. 정신적인 보상이기 때문에 행복감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여기에 경제적인 이득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인데 아직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아직은 치킨 한 마리 사줄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이라 조금 더 인내심을 갖기로 했다. 야식을 먹으면서 나 혼자 산다를 봤다. 기안 84가 나왔다. 안쓰러워 보이면서 자유로운 모습이 익숙했고 그에게 잘 어울렸다. 예술가적 기질이 타고난 사람이다라는 생각도 확고해졌다. 그렇다고 내가 그분의 작품을 본 적은 없다. 작품보다 기안 84라는 캐릭터가 궁금했다. 무엇보다 그의 어머니가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아들을 대하는 태도는 생각보다 진지했다. 아들의 생각과 행동에 응원을 보내고 존중한다.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랐으니 당연히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나도 곧 성공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성공이 아닌 나 스스로 인생을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성공은 꼭 이룰 것 같다. 아빠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못할 것도 없다.

 

이번에 본 장면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고독이었다.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를 대부분의 출연진들이 공감했다. 나도 공감했다. 고독이란 게 얼마나 위대한 충전의 시간이고 중요한 시간인지 말이다. 고독의 즐거움을 처음 느낀 건 9년 전쯤이었다. 교육차 2인 1실로 숙소에 머물게 된 일이 있었는데 한 명이 개인적인 사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결국 낯선 외지에서 혼자 덩그러니 그 방에 있었다. 아주 고요했다. 기안 84와 비슷하게 조용한 방에서 나 홀로 맥주와 과자를 먹으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어떤 때에 즐거움을 느끼고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는지. 아무도 내 생각을 끊지 않았고 들어 달라고 소리 높여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조용하니 앉아서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것들이 책을 읽듯이 글자가 되어 지나갔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시간을 보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외로움보다는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기안이 타지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물론 내가 티브이에서 봤던 기안 84의 연령대와 내가 고독의 즐거움을 처음 겪었던 연령은 차이가 있다. 그런데 공감이 됐다.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그 시간. 시끄럽고 부와 명예가 전부인듯해 보이는 세상이지만 진실을 알기 위해 고독은 우리의 삶에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 가지는 과거에 썼던 기록 일기다. 초등학교에 부지런히 썼던 일기장들이 지금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읽어보고 싶었다. 같은 나지만 어렸을 적 나는 무슨 생각을 했으면 어떤 것을 보고 느꼈을까. 그때부터 블로그에 글을 남겼더라면 손발이 간질간질하면서도 그때의 나를 추억하는 즐거움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그 장면을 보고 다시 확신했다. 매일 쓰는 나의 기록이 정말 큰 자산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글이며 기록이다. 누군가 비슷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그것은 내 모습이 아니기에 내 힘으로 나를 남겨놓는데 노력한다. 

 

야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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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날이다. 매월 마지막을 정리하는 글을 썼는데 아무래도 나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매일 잘 살았는지 내가 남겨놓은 기록을 살펴보는 것 자체가 이미 그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월말이라고 이벤트처럼 쓰려고 드니 생각보다 글쓰기에 벽이 생긴 것 같은 답답함이 생겼다. 점점 내가 편한 방향으로 글을 쓰는 것 같아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밀리지 않으려 조금 애쓰고 그날그날 기분은 어떤지 같은 것을 봐도 어떤 느낌이 드는지 남겨놓는다. 특별할 것 없는 게 가장 좋다.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고 정기적으로 연재하는 글을 쓰는 것도 고민하고 있지만 다가올 업무가 만만하지 않다. 지금 이 회사에서 역대급으로 동시다발로 프로젝트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정기적인 장치를 걸어두면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꾸준함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금함에 쫓기지 않도록 마음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씩 잘하자가 목표지 동시에 여러 개를 잘하자가 아니다.

점심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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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입니다.

나를 꾸준히 아끼고 사랑하자.

 

< 오늘의 Pick! >

 - 회복엔 미역국이죠, 구이 of 구이 조기구이

 

▶ 오늘 점심, 저녁 식비 : 32,000원

 - 미역국 : 16,000원

 - 조기구이 : 8,000원

 - 두부조림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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