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2023년 6월 9일 - 콩 구워 먹기
금요일이면 내일은 아이들과 뭘 하면서 지내볼까 생각한다. 비가 온다는데 밖에서 뛰어노는 건 어렵겠고. 사실 비 올 때 가까운 카페에 가서 시원하고 달달한 음료 한잔을 마시고 싶기도 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거나 그곳의 분위기에 심취해 보고 싶기도 하다. 집에서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다. 내가 여기로 가면 아이들이 따라오고 저기로 가면 저기로 따라온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외출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이 넷이나 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어딜 가겠느냐. 자 생각해 보자 주말의 모습을. 오전 10시쯤 됐을까 불쾌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몇 가지 생각을 해본다. 무슨 이유에서 전화했을까. 파생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본다.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통화를 했다. "다음 주 월요일 오전까지요?"
이런 상황을 뭐라 하면 좋을까. 내가 이 회사에서 월급 받는 존재라는 것을 부정해야 할까. 일정을 미룰 수도 없다고 한다. 계산해 보자. 지금이 금요일 10시가 조금 넘었고 이 일을 월요일까지 하려면 주말에 출근하라는 건가?. 옆에 계셨던 팀장님이 어이없다며 투덜거리신다. 그렇지만 이런 약속을 지키면 우리가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업무를 나누셨다. 1/2로 줄었더니 감사함과 약간의 의욕이 올라왔다. 오전부터 하나씩 숨은 그림을 찾듯 풀어나갔다. 일이라는 게 그렇다고 하지만 참 적응하기 어렵다.
주말의 계획하던 생각은 잠시 옆으로 미뤄뒀다. 비도 오는데 막걸리에 부침개를 먹어야 하나. 일단 점심을 먹어야지. 오늘의 점심이다.
밥이 있어서 불쾌한 마음이 누그러졌고 콩나물밥은 그 마음을 달래주는데 1등 공신이었다. 오늘은 몇 시까지 일을 해야 할까. 밥이라도 맛있어서 다행이다. 생각보다 야근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음식으로 받는 위로가 크다. 큰 사람이 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고 싶다. 진짜부자 최부자라는 동화책이 생각났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가지면 남는 것은 모두 나눠주는 부자다. 위인전에만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이 나오는 게 아니다.
어두컴컴해졌다. 오늘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정을 쏟는다. 내일은 우리 가족을 위해 열정을 부어보자. 일하러 갑시다.
< 오늘의 Pick! >
- 어우 고소 담백 짭짤 콩나물밥, 굴비 V
▶ 오늘 점심, 저녁 식비 : 33,890원
- 간장 불고기 14,900원
- 콩나물밥 5,000원
- 굴비 13,99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