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2023년 6월 15일 - 평화를 찾아
살다 보면 잘 지내다가도 사소한 일로 다투는 일이 종종 생긴다. 특히 친밀한 사이일수록 그 빈도가 더 높아진다. 뭐랄까 서로가 가지고 있는 관성에 반(反)하는 순간이 갈등의 시작이라고 할까.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의 반응이 있을 테지만 감정이 상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살다 보니 사람을 우주로 비유하는 말에 정말 많은 공감이 간다. 다른 두 세계의 결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0'에서 시작하는 것과는 판이 다르다. 살면서 다투는 일이 왜 생길까.
난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어떤 일로 상대방이 힘들어서 투덜거림을 들을 바엔 그냥 내가 힘들어서 마음이 편한 게 낫다는 주의다. 살아보니 그렇다. 손익을 따져볼 때도 있지만 잠시뿐이다. 물론 처음엔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끝마치고 결과물을 보면 보람과 성취감이 생긴다. 상황에 따라서 많은 부분을 도울 수 없는 경우 일부만 도와준다. 마음이 편한 상황을 좋아한다. 내가 힘들어도...
내 마음이 평화를 부르는 식사시간을 돌이켜본다. 오늘의 점심.
비빔밥이다. 식당에서 비빔밥만 수 없이 먹었는데 미스터리하게 먹을 때마다 적절한 고추장의 양을 담지 못한다. 오늘은 밥 대비 고추장이 많았다. 짠맛이 많이 올라왔다. 브로콜리 덕분에 짠맛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과식과 비만의 주적인 염분의 과다섭취를 브로콜리로 어느 정도 막아줬다. 지금은 소금이 아주 뜨거운 이슈지만 건강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싶다.
오후엔 보고자료와 서류작성으로 정신이 없었다. 왜냐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 여러 팀을 소집하는 회의를 하려고 하는데 그에 필요한 자료를 빨리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작성해야 할 내용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중요한 부분위주로 강조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잡는 것이다. 계획하기는 내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일로 만나는 계획하기는 심리적 압박을 부른다. 터무니없는 계획은 질타의 대상이 되고 너무 느슨한 계획은 신뢰가 떨어진다. 중간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후 이렇게 하면 되겠지?. 반복되는 질문이다.
올해는 몇 년 주기로 돌아오는 일 복 많은 해라고 한다. 실감 난다. 회사를 위해 일을 하면서도 나를 위해 일하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한 걸음의 용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일하면 배만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열심히 일했는데 남는 게 튀어나온 배와 퀭한 얼굴 근육이 줄어든 모습이면 너무 속상하기 않을까. 내가 업무적으로 익힌 것들을 응용해서 실생활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고 있다.
서류를 작성하고 보고하고 전화해서 물어보고 찾아가서 보고 사진을 찍어 활용하는 회사업무. 지루할 것 같으면서 전혀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회사생활. 살기 위해 즐거움을 찾고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쓴다. 지금 내 앞에 다가온 저녁식사처럼 말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선택권을 갖는다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난 선택권을 가장 즐거운 식사시간에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진다. 매일 사진을 올리는 이유. 오늘 나의 선택이 사진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앨범처럼 훑어보면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다.
< 오늘의 Pick! >
- 브로콜리님과 방풍나물님, 돈가스와 단골손님 청양고추
▶ 오늘 점심, 저녁 식비 : 23,300원
- 브로콜리 : 7,000원
- 돈가스 : 13,000원
- 청양고추 : 3,3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