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솔트리오 2023. 6. 13. 10:02
반응형

2023년 6월 12일 - 뒤집기

 

과거에 비해 자신의 솔직한 의견표현이 자연스러워진 시대다. 과거엔 자신의 의사와 반대되는 상황도 참고 견뎌야 하는 게 올바른 선택으로 여겨졌다. 곳곳에 미디어가 뿌려진 지금은 자신의 행복과 기준이 더 중요하다. 나는 경제활동의 상승기에 접어들었고 다양한 역할로 책임감이 더해지는 나잇대에 속한다. 위로만 올려다봤던 내가 이제는 아래를 보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낯선 사람이 있었다. 눈을 마주쳤고 가볍게 인사를 했다. 외부에서 오신 손님인가 했다. 관리팀장님과 회의실로  들어갔고 잠시 후 서류뭉치를 들고서 나왔다. 신입사원이었다. 우리 부서는 아니지만 오늘부터 새로 일하게 될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어찌 느낌이 좋지 않았다. 눈을 마주쳤을 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다.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 자리로 왔다. 관리팀장님은 서류를 들고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10분쯤 됐을까. 관리팀장님은 나왔고 서류뭉치를 신입사원에게 돌려줬다. 뭘까. 얼마 지나지 않아 입사 예정이던 그 사람이 회의실을 나왔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입사 거부였다.

 

그 사람에게서 느껴진 부정적인 기운은 빗나가지 않았다. 물론 조건이 맞지 않아서 서명을 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입사 후에 불만을 쌓으며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다만 연봉계약서를 쓰는 날 입사 거부의사를 밝힌 사람을 오늘 처음 봤다는 점이 조금 낯설었다. 사태를 대강 파악해 보니 이랬다. 사회초년생이고 관련 전공도 아닌 사람이었다. 가장 중요한 연봉은 면접 당시 조율했던 수준에 가깝게 조율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괜찮은 조건이었다. 나이도 어려서 경력을 쌓고 더 좋은 조건으로 얼마든지 이직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 연봉계약서를 꼼꼼히 읽고 자신의 조건에 충족하지 않자 인사를 하고 나갔던 그 사람의 선택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의 선택일 뿐이고 잘못은 아니기 때문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보여준 그 모습은 내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좋은 성과를 이루길 바랄 뿐이다.

 

 

반응형

 

 

얼마 전엔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한 사람이 있었다. 더 좋은 곳으로 간다며 얼굴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아마 지금의 회사에서 묵혀둔 답답함을 씻고 나간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았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회사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역시 연봉 아닌가. 출퇴근 시간이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문제 될 건 없다며 올라간 연봉에 개선된 복지가 좋다며 주저 없이 떠나갔다. 부럽기도 했지만 같이 일하던 사람이 사라지는 빈 공간이 주는 공허함이 예전에 비해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 인생사가 그런 거라 하지만 빈자리를 인정하는 시간은 떠나간 시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길다.

 

에라 모르겠다. 점심 먹고 잊어보자꾸나. 오늘의 점심은 이렇다. 고추장불고기와 상추쌈으로 공허함을 달랬고 타르타르소스가 듬뿍 뿌려진 생선가스에 청양고추 한 입으로 기분 좀 냈다. 부추무침과 쌀밥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쫄면과 콩나물 무침으로 조화로움을 일궈냈다. 여기저기 찍혀있는 점을 잇다 보니 다양한 과정과 결과물들이 속속 나왔다. 

 

점심이에요

오후엔 팀장급 회의가 있었다. 각 부서 간 업무분담과 조율에 대한 회의였다. 조직구성이 조금씩 변하면서 업무분담에 대한 회의가 생긴다. 좋은 현상이다. 미세하지만 부서 간 마찰을 줄이고 업무의 강도나 속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절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 결과를 기다리며 수요일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일에 몰입했다. 한 시간이 조금 넘어서 팀장님이 복귀했다. 회의 결과를 전달해 주셨다. 주요 내용은 정리가 됐고 몇 가지 애매한 것들은 다음 회의 때 조율한다고 하셨다. 숙제를 받아오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앞섰다.

 

728x90

 

저녁을 먹을 때다. 오늘의 저녁이다. 늘어나는 아랫배를 생각하며 저녁만큼은 줄이고 있다. 이제껏 먹던 양보다 줄어들면 배가 고플 수 있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시간을 길게 하는 것이었다. 식사시간을 길게 하는 방법은 오랫동안 씹는 것이다. 정말 효과가 있다. 물도 씹어먹으라고 하지 않던가 음식을 씹는 횟수를 10번씩만 늘려도 소화력은 좋아지고 과식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코다리 조림도 고추도 오래 씹는다. 고추는 끝으로 갈수록 매운맛이 강해지니 다른 음식을 곁들여가며 씹는 횟수를 늘린다. 이날 저녁은 된장국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른 맛은 몰라도 칼칼한 그 맛은 뭉쳐있는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미각을 뛰어넘어 정신적인 부분까지 선하게 만들어준다.

 

저녁이구요

< 오늘의 Pick! >

- 소스 듬뿍 생선가스에 얼얼 청양고추, 코다리조림에 흑미밥!

 

▶ 오늘 점심, 저녁 식재료비(Top3) : 15,810원

- 생선가스 3,900원

- 부추 2,290원

- 코다리 9.620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