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은 장난 아니었다. 강한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눈까지 날리는 바람에 우산을 들고 뒤집히지 않도록 요리조리 조종해야 하는 날이었다. 이런 날은 먼 기닿신 가까운 길을 선택한다. 개천을 지나는데 물이 역행하는 것처럼 보였다.좁을 골목길과 건물 사이를 지나간다. 바람을 거스르다 뒤집힌 우산이 날카롭고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누구의 우산이었을까. 물음표를 남기고 전철을 탄다. 우산을 써도 바람을 타고 하얀 눈들이 옷에 들러붙었다. 잘 털리지도 않았다. 마침 자리가 있길래 앉았다. 옷이 살짝 젖은 걸 알아서 그런지 불편해하는 눈치였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날씨였어요.기상일보를 봤지만 눈이 얼마나 오겠어했다. 웬걸 쏜아지는 눈이 순식간에 도로와 건물을 덮었다. 오늘은 반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