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3

2월 식단_1일~3일

> 우리 집에 생긴 변화 시간은 잘 흘러간다. 예상대로 잘 흘렀다. 바쁜 이유도 있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탓이 크다고 본다. 2월은 우리 집에 많은 변화가 있는 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과 잠자리의 분리다. 얼마 전 까지는 한 방에서 다 같이 잤다. 아내와 막내는 침대에서 나머지 셋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잠을 잤다. 내가 가운데 눕고 양옆으로 첫째와 둘째가 누워 잔다. 서로 가운데에서 자겠다는 싸움을 중재한 결과다. 잠들기 전 책 보기에 좋고 겨울엔 양 옆에서 살며시 들어오는 냉기를 막아준다. 이불을 덮어줘도 걷어내고 이불을 덮지 않고 자도 별 탈이 나지 않는 귀염둥이들이다. 잠자리 분리를 이제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와 둘째가 함께 잠들기엔 서로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는 것..

1월 식단_2일~6일

올해의 첫 식단이 나왔다. 열심히 일해보자는 욕심이 앞섰던 걸까 너무 맛있게 많이 먹었다. 우리 첫째가 나의 배를 톡톡 두드리며 '아빠! 배가 왜 이렇게 튀어나왔어~!'라며 놀란다. 하긴 우리 첫째 귀염둥인 이제 태권도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아주 날씬해졌다. 제법 몸도 단단해졌고. 그래도 귀엽다. 우리 첫째는 지금 방학이다. 둘째는 어린이집으로 출퇴근하신다. 그래서 평일은 아내, 첫째, 막내 셋이 집안에서 꽁냥 거리고 있다. 아내가 사진을 보내주는데 귀엽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첫째와 둘째는 붙어있으면 싸우고 떨어져 있으면 서로 찾는다. 알다가도 모를 녀석들이다. 첫째는 막내와 잘 논다. 아직 힘조절이 잘 안 돼서 막내가 다칠 것 같은 쫀득함을 안겨주지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힘조절 능력을 향상하고..

12월 식단_26일~30일

2022년의 마지막 식단으로 2022년을 가득 채운 기분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성취감에 아주 뿌듯하다. 내년에도 꾸준히 올리고 기록해야지. 회사가 조용해졌다. 거리로 나와보니 다른 회사들도 다들 일찍 일찍 퇴근했는가 보다. 우리 팀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있다. 시끄러운 사무실, 정신없이 들락날락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사무실보다 훨씬 낫다. 고요했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전화 올일이 없다는 게 가장 만족스러웠다. 1년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 보니 작별인사를 하는 기분도 든다. 작별인사는 좋아하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주변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다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진정한 고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면서 일에 잡혀있는 것 같은 두 가지 모습이 동시에 보였다. 나는 15시 부로 올해의 업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