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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글] 예의와 거리가 있다.

글쓰기 전문가들이 도서관에만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접하는 신문 속에도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 문장력을 키워보려 책도 읽지만 사설이나 칼럼도 읽는다. 잡지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고 책에 비해 글의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읽기에 덜 부담된다. 거친 표현부터 간단명료한 표현까지. 읽다 보면 간혹 여운을 주는 표현들을 보게 된다. 많은 경험과 고민을 통해 탄생한 문장들을 보며 어떻게 이런 표현을 썼을까 생각한다. 멀리서 보면 비슷한 글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결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게 바로 내가 느낀 글의 매력이다. 오늘 읽은 칼럼에서 감명받은 문장이 있어 올려본다. 글은 선택의 타이밍을 바둑에 비유한다. 아래에 일부 내용을 인용했다. 문제는 돌을 던지는 타이밍을 잡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

[주말에는] 쇼핑 후 네 식구 점심메뉴

일요일 아침. 첫째는 태권도학원에 신나게 가셨다. 평소 일요일이라면 집에 있었겠지만 오늘은 대학교에서 열리는 행사에 관람하러 가는 날이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관장님 사범님과 차를 타고 갔다. 저녁 5시에나 돌아온다고 하니까 그동안 둘째, 셋째 귀염둥이랑 뭐 하면 좋을지 고민했다. 일단 아침을 먹었으니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했다.오전 10시. 아침부터 조금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여유로웠다. 아내는 첫째가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서 멀지 않은 곳으로 쇼핑을 가자고 했다. 쇼핑 목록은 첫째의 신발과 겨울옷 그리고 막내의 신발이었다. 차를 타고 먼저 달려간 곳은 신발가게였다. 세 곳에 방문했다. ABC마트, 슈펜, 슈마커순서로 돌아봤다. 몇 가지 종류의 신발을 신어 보고 고민했다. 한 가지 마..

[살다보면] 독서를 꾸준히 하는 이유

독서와 펜을 잡는 시간을 점차 늘리는 이유를 써보고자 한다.문학서 철학서 경제서를 보면 문장을 되짚으며 생각한다. 처음엔 졸리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보기 부담스러워서 초등학생을 겨냥한 책들도 같이 본다. 식사를 할 때와 똑같다. 밥 먹고 반찬 먹고 국도 먹듯 다른 종류의 음식들을 번갈아 먹으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책에서 그러니까 작가가 살 명하는 주제는 같지만 표현방식과 경험이 들어간 설명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진다.무거운 바위를 밀어 옮긴다고 상상해 보자. 처음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바위도 밀리지 않으려 마찰로 버틴다. 그러다 마찰력을 넘어서는 순간 아주 살짝 움직인다. 그리고 전차 이동속도가 높아진다.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듯 책..

[퇴근길] 올 해 첫눈 눈놀이 그리고 썰매끌기

오늘 아침 출근길은 장난 아니었다. 강한 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눈까지 날리는 바람에 우산을 들고 뒤집히지 않도록 요리조리 조종해야 하는 날이었다. 이런 날은 먼 기닿신 가까운 길을 선택한다. 개천을 지나는데 물이 역행하는 것처럼 보였다.좁을 골목길과 건물 사이를 지나간다. 바람을 거스르다 뒤집힌 우산이 날카롭고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누구의 우산이었을까. 물음표를 남기고 전철을 탄다. 우산을 써도 바람을 타고 하얀 눈들이 옷에 들러붙었다. 잘 털리지도 않았다. 마침 자리가 있길래 앉았다. 옷이 살짝 젖은 걸 알아서 그런지 불편해하는 눈치였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날씨였어요.기상일보를 봤지만 눈이 얼마나 오겠어했다. 웬걸 쏜아지는 눈이 순식간에 도로와 건물을 덮었다. 오늘은 반차를..

[퇴근길] 인화된 아내의 증명사진

얼마전 아내는 이런 말을 했다.우리 정말 같이 조금만 노력해 보자. 왜냐면 짧은 기간이지만 첫째가 달라졌어! ^0^그 순간 아내의 얼굴이 너무도 환해 보였다. 육아에 지친 아내 얼굴에 이런 모습이 있었던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웃기거나 흡족해서 웃는 얼굴과는 사뭇 달랐다. 뭔가 희망을 본듯한 표정이랄까. 아내의 즐거운 표정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출근 전날 오랜만에 가방 정리를 하는데 주머니 한 구석에 카드같은게 겹겹이 있었다. 뭔가 해서 꺼내봤더니 증명사진이었다. 본인이 찍고 숨겨둔 사진인지 몰라 궁금함에 꺼냈다. 아내의 사진이다. 여러 장의 아내 사진이었다. 파란 배경과 핑크색 배경의 사진. 언제 적 사진일까. 밝게 미소짓고 있었다. 지금의 아내도 예쁘고 멋지지만 몇 년 전의 아내 ..

[퇴근길] 공복에 야근하면 당신에게도 이런일이!

출근해서 지금껏 머릿속에서 일이 떠나질 않는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오케이" 금방이라도 끝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일은 숨겨놨던 비밀을 풀어내듯 순탄치 않은 숙제를 낸다. 쉬지 않고 움직였던 손과 머리가 잠시 멈출 수밖에 없는 허탈함을 느낀다. 특히 월요일은 오전 회의가 끝나면 상당시간이 흘러간다. 회의를 안 할 수 도 없고. 회의가 순기능을 하는 순간이 있기도 하지만 회의 뒤풀이? 시간이 따라온다. 일하면서 느끼는 시간의 빠른 속도보다 더 빠르다. 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건 이럴 때 대화가 더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한가할 때는 농담도 그다지 재미없는데 이상하게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 뒤풀이 대화는 어찌 그리 재미있는지. 곧바로 내가 이래도 되나 하는 후회를 하면서도 반복된다.사람은..

[주말에는] 2024 미리크리스마스 진행중

쌀쌀한 일요일 아침. 눈은 떴지만 이불속 따듯한 온기를 떠나기 싫었다. 거실에서는 아이들이 뒤엉켜 노는 소리에 시끌시끌했다. 혹여 쿵쿵 뛰는 소리가 날까 귀는 쫑긋했다. 몸은 이불속이지만 마음은 아이들곁에 있었다. 느릿느릿 일어나 아침을 줬다. 새로 산 밥솥 조작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밥을 해냈고 소고기 뭇국에 말아줬다. 무가 맛있을 때라 그런지 확실히 맛있었다. 여기에 이번에 장모님께서 만드신 배추김치를 곁들였다.늦은 아침을 든든히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과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남아 있던 약들도 모아서 약국에 반납했다. 쌓여있던 것들을 싹 정리하면 속이 후련해진다. 이런 게 바로 힘든 청소의 묘미다. 간단히 집안 쓰레기들을 치우고 머리를 깎으러 동네 미용실에 갔다. 생각보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