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_갑진년/세상에는요

[주말에는] 2024 미리크리스마스 진행중

솔트리오 2024. 11. 2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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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일요일 아침. 눈은 떴지만 이불속 따듯한 온기를 떠나기 싫었다. 거실에서는 아이들이 뒤엉켜 노는 소리에 시끌시끌했다. 혹여 쿵쿵 뛰는 소리가 날까 귀는 쫑긋했다. 몸은 이불속이지만 마음은 아이들곁에 있었다. 느릿느릿 일어나 아침을 줬다. 새로 산 밥솥 조작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밥을 해냈고 소고기 뭇국에 말아줬다. 무가 맛있을 때라 그런지 확실히 맛있었다. 여기에 이번에 장모님께서 만드신 배추김치를 곁들였다.

늦은 아침을 든든히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과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남아 있던 약들도 모아서 약국에 반납했다. 쌓여있던 것들을 싹 정리하면 속이 후련해진다. 이런 게 바로 힘든 청소의 묘미다. 간단히 집안 쓰레기들을 치우고 머리를 깎으러 동네 미용실에 갔다. 생각보다 한적한 가게 분위기였다.

미용실에 사 나와 사진을 찍으러 나왔다. 운전면허적성검사 기간이 됐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사진 찍고 한다는 걸 오늘에서야 하러 갔다. 즉석사진 코너기 있다고 하는데 오랫동안 쓸 신분증인데 사진이 너무 직설적이면 속상할 것 같았다.

사진을 찍고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고 가까운 서점에서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활기가 있었다. 클래식과 재즈가 흐르는 서점은 뇌의 집중도를 올려주는 손꼽히는 장소다.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찾아 집으로 돌아갔다.

아이들과 이른 저녁을 먹었다. 비빔밥인데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친숙한 음식이 아닐까. 아빠와 둘이 저녁을 먹을 때면 비빔밥을 그렇게 많이 만들어주셨다. 언제나 바빴던 아빠에게 비빔밥은 짧은 시간대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였고 설거지도 간편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씩 꾸미고 창고에 있던 트리는 밖으로 나왔다. 12월까지 우리 집 거실을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줄 거다. 벽에는 빨간색 장식들로 하나씩 꾸며갔다. 아내는 미리미리 기획하고 움직이는걸 참 잘한다.

빨간색 녹색계열의 소품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조화를 이룬다. 매년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르다. 집안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본인에게 아내 같은 여자가 있어야 할 이유가 분명해진다.

이런 활동엔 참 재능이 없다. 덕분에 집안에서 예쁜 트리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잠들고 고요해진 집에서 한 컷 찍었다. 나름대로 바쁜 하루를 보낸 것에 감사하고 만족스러웠다.

올해도 산타가 오실는지... 기대해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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