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솔트리오 2023. 6. 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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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3일 - 문제네 이거

 

물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하다. 생명과 연결되어 있고 자연이 존재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이런 존재가 때로는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너무 과하거나 뜻하지 않는 곳에서 생겨났을 때 심각성은 커진다. 여기에 심리적인 요인과 비용적인 면이 복합됐을 경우엔 쉽게 풀기가 어렵게 된다. 바로 어제 그런 일을 겪었다. 어떤 상황에 따라서 좋은 것이 나쁜 것으로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점심을 먹고 쉬는데 갑자기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점심시간에 걸려오는 아내의 전화는 대게 긴급한 경우가 많다. 사무실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으로 움직여 전화를 받았다. 올해 초부터 윗집에서 물이 새는 문제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관리사무소에서도 오래된 집이다 보니 누수에 대한 문제가 여러 건 발생한다고 한다.

 

누수는 봄이 오는 무렵 시작됐다. 곧바로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하고 확인을 받았다. 아무래도 윗집의 보일러 배관의 문제일 것 같다는 진단을 하셨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무렵이었다. 쌀쌀하긴 했지만 원인파악을 위해서 난방배관을 앞당겨 잠가놓고 물기가 마르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수개월동안 잠가놓고 물이 마르기를 기다렸다. 그간 고여있던 물이 있어서 그랬는지 한 동안 아주 조금씩 물이 벽지를 적셔왔다. 물에 젖는 것도 신경 쓰이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곰팡이었다. 우리 집은 실크벽지로 도배된 상태기 때문에 합지와 비교할 때 통풍이 잘 되지 않는다. 내부에 생긴 물기가 잘 마를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에 젖은 벽면이 어떤 상태인지 궁금했지만 현장보존을 위해 섣불리 벽지를 훼손하지 않았다. 사진으로 눈에 띄는 현상들을 담아두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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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윗집에서 소개해준 도배사장님이 오셔서 우리 집의 상태를 확인했고 면적도 측정하셨다. 며칠이 지나고 아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의를 했다. "습기 때문에 생긴 곰팡이는 제거하고 도배해 주시는 거죠?"라고 묻자 곰팡이 제거하는 약품을 쓴다고 하며 제거된다고 했다는 거다. 그리고 오늘 갑자기 도배하는 직원 남녀 두 명이 왔다. 날짜와 시간 조율은 완벽히 생략해 버리고 무작정 말이다. "어디에 하는 거예요?". 응?. 아무런 내용도 모른 체 그저 출장명령만 받고 온 것이다. 답답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위치를 알려줬다. 벽지일부를 뜯어보더니 곰팡이가 생긴 부분은 코팅(?) 처리를 하고 한두 시간이면 도배가 끝난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곰팡이를 제거하는 것과 덮어버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인데 말이다. 코팅이라는 단어를 잘 못 이해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묻자 남자분은 무언갈 챙기러 가는 듯 피하며 사장님께 한번 말해보라는 것 있었다. 남아있는 여 직원에게 물었다. "사장님이 곰팡이를 제거한다고 해주셨는데 코팅을 하면 곰팡이가 제거되는 거예요?". 돌아온 답변은 어느 정도는 사라지죠라고 했다. 다시 남자분이 들어오셨고 스피커폰으로 도배사장과 통화를 했다. 그 사장은 스피커폰인 줄 모르고 그냥 말했던 것 같다. "야 너무 까탈스럽게 굴면 하지 말고 나와". 세상에 배짱으로 장사를 한다더니 그게 사실이었다.

 

결국 우리는 윗집에 전화를 해서 이러한 상황 때문에 우리가 알아보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정말 그 도배집 사장의 태도가 너무 괘씸하고 거슬린다.

 

오늘 점심이에요.

 

이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고 불쾌한 일이 생기니 속상하다. 해피엔딩이 되도록 주문을 걸어보련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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