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오늘의 점심메뉴 저녁메뉴

솔트리오 2023. 5. 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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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7일 - 관성

 

일기를 쓰는 즐거움은 주제 선정의 자유도가 높다는 점이다. 아주 사소한 일이거나 생각나는 대로 무작정 쓰는 내용들. 두서없이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쏟아부으면 도대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 조차도 모를 때가. 있다. 결과가 어찌 됐든 그 과정을 돌이켜보면 내용이 어찌 됐든 좋다. 한 줄의 글이라도 썼기 때문이다. 설령 그렇게 작성된 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천천히 읽어본다. 중복되는 의미의 구절은 걷어내고 일의 순서가 뒤바뀌어 있으면 바로 잡는다. 이렇게 몇 번의 자체적인 수정작업만 거쳐도 일기에 대한 만족도를 넘어서 글에 대한 즐거움이 식지 않는다. 철자가 틀린 것들은 웬만하면 자동으로 잡아주기 때문에 수고도 덜어진다.

 

글을 쓰는 시간이나 상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보통 아침과 저녁에 글을 쓴다. 아침에 쓰는 글은 머릿속 생각을 최대한 가공 없이 끄집어낸 글이다. 매일 아침 나의 상태를 쓰거나 사설이나 칼럼을 읽고 난 후 생각을 한 두줄로 쓴다. 비슷한 흐름의 글로 가득하지만 스스로 계획해서 실천까지 이어지니 성취감이 제법 크다. 생각의 재료가 조금씩 쌓여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10대 시절 남들 따라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비효율적인 공부로 시간을 보냈던 그때. 차라리 일탈(?)의 시간으로 신문에 담긴 논설한 줄 읽고 쓰기를 습관으로 만들었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탄탄하고 내용이 풍성한 글을 쓸 수 있었을 거다. 과거 후회되는 태도를 교훈 삼아 생각을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침에 글 쓰는 시간은 15분에서 30분 이내로 소요된다. 적절한 시간이다. 긴장감도 풀어주고 아침에 눈을 떠서 기지개를 하듯 뇌에게 해주는 스트레칭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회피하려고도 한다. 명확한 사실은 바쁨의 핑계는 귀찮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 앞에 있는데 피곤하다고 내일로 넘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잠이라도 줄여서 좋아하는 취미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거라 확신한다. 핑계는 급격히 커지는 귀찮은 마음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피곤하고 귀찮다면 한 줄의 메모 한 개의 단어라도 남겨놓는다. 기록한 날짜와 함께 말이다.

 

저녁에 쓰는 글은 뇌의 피로감이 쌓인 상태에서 작성된다. 그날은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관찰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또한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 학교나 회사에서 주는 숙제라면 큰 저항을 이기기 위한 정신적인 고통이 생겼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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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현실로 돌아와서 오늘 내가 먹은 점심이다. 가지, 두부, 소시지, 코다리.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반찬들이 생각났다. 어릴 적에도 많이 먹었던 음식들이다. 소시지는 시간이 지나니 어릴 적보단 확실히 덜 먹게 된다. 그래도 케첩이 있어서 다 먹었다. 오늘은 비빔밥이 나왔다. 숟가락 없는 식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오늘 같은 메뉴에 숟가락은 필수다. 점심메뉴의 인상적인 반찬은 사실 가지볶음이었다. 평범한 반찬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제철이라 더 맛있고 식감도 좋았다. 가지볶음에 밥을 비벼서도 많이 먹었는데 오늘은 비빔밥이라 추가로 더 넣지는 않았다. 육개장은 순한 듯 칼칼한 국물맛을 품고 있는 건더기부터 공략했다. 역시나 맛있었다. 점심의 오점이라고 하면 고추장 조절에 오류가 있어 짠 비빔밥이 됐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려고 국물은 몇 입만 먹고 건더기는 다 먹었다.

오늘점심!

 

점심을 먹고 조금 느긋하게 일을 하려는데 이게 웬걸 갑자기 긴급업무가 날아왔다. 진행하던 일의 맥이 끊겼다. 차선 변경을 여러 번 하면 교통체증의 원인이 되듯 갑작스러운 추가업무나 변경은 업무속도 저해요인이 된다. 하나 어쩌겠는가 피할 방도도 없으며 피해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팀원들과 업무를 나눠서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한 자리에 모여 의견 공유시간을 가졌다. 작전을 세우고 최대한 빠르게 처리할 방법을 모색했다. 종이에 슥슥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며 하나의 방법을 만들어냈다. 긴급한 사항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하게 작성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믹스커피 한 개에 얼음을 넣어 묽은 상태로 만들어 홀짝홀짝 마시며 일했다. 이렇게 치이듯 일을 하면 저녁시간은 순식간에 다가온다.

 

 

그리고 오늘 저녁!

조급한 마음을 달래려고 했을까. 오늘의 저녁엔 청양고추를 올려놨다. 중독성 있는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몸을 빨갛게 달구는 듯했다. 된장국은 또 왜 이리 맛있는지. 저녁의 최애메뉴는 조기튀김이다.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 그리고 적당히 짭조름함과 고소함을 맛보게 하는 밥도둑. 이 녀석 때문에 긴급업무에 대한 불쾌감이 많이 누그러들었다. 제발 긴급업무는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아삭아삭 청양고추를 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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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야근인 건가...

 

< 오늘의 Pick! >

- 부드러운 가지볶음! + 또 만나 조기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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