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2일 - 00의 대가
주식 관련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어렵게 오랜 기간에 걸쳐 읽었다. 생소한 단어들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한 땀 한 땀 읽었다. 아주 살짝 친해졌다. 주식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놨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읽어보려 한다. 작가가 중요하다고 하는 부분과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페이지는 메모를 하거나 사진으로 남겨놓는다. 마치 비법소스를 만드는 레시피를 전수받은 기분이다. 내 마음은 이미 부자였다. 야근에 찌들어 있을 때 투자의 고수가 되는 상상을 하면 의욕이 되살아 나는 기분이다. 그 기분을 가지고 고단하지만 피할 수 없는 나의 일을 헤쳐나간다.
뉴스기사도 읽고 경제전문가들의 글도 읽는다. OECD, KDI 홈페이지도 가끔 방문해서 무슨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복잡하고 알쏭달쏭의 연발이었다.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국가별 성장률은 어떤지 줄줄이 서술되어 있다. 누군가에게 아는 체하기 위한 지식이 아닌 나만의 투자기준을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생각하며 정말 조금씩 관심 있는 내용부터 보고 있다. OECD 홈페이지는 영문이기 때문에 한글번역은 필수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데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에 유튜브영상으로 보고 배우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학습자의 시간도 절약하고 유튜버들이 중요 내용들을 쉽게 정리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배움의 속도가 빠르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경험상 노력 없이 번 돈(용돈 같은?)은 쉽게 사용되기 마련이다. 지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속도보다는 천천히 습득하려고 마음먹었다. 완전히 생소한 부분이기 때문에 속도보다는 정확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눈앞에 닥친 시험을 보기 위한 태도보다는 꾸준하게 공부하는 자세를 몸에 배도록 하는 목표를 잡았다. 어렵게 배워가기 때문에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고 응용문제 같은 상황을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 수 있지 않을까 확신한다. 이건 개인적인 성향과 능력에 따라 최적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꾸준한 연구와 노력은 좋은 자세지만 실질적으로 총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은가. 자본금이 필요했다. 물론 기존에 주식계좌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었다. 해외주식을 시작하면 40달러를 준다는 이벤트를 본 후 만든 것이다. 운 좋게도 지금은 40달러를 훌쩍 넘는 수준의 자본금으로 성장해 있었고 앱테크를 이용해서 부지런하게 자본금을 모으고 있었다. 자본금이 쌓이는 속도는 느리지만 돌이켜보면 뿌듯함이 느껴지는 순간을 주기적으로 만끽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주식을 한다고 하기에 터무니없는 금액이지만 시간과 공을 들여 쌓은 돈이기 때문에 아주 소중한 나의 재산이다. 함부로 쓸 수 없다. 대게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야 한 달에 얼마 쓰는 샘 치고 해 봐".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소액이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실전경험으로 투자기준을 세울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췄다고 생각했다.
상승과 하락이 일어나는 원인을 파악하는 안목을 키우고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 내게 맞는 투자 공부인 것 같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돈을 벌기 위해선 투자 공부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 주변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도 많이 필요했다.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거나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부호들이 계속해서 어떤 일을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이유가 뭔지 이제야 개미 발톱만큼 알게 됐다.
투자를 하는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이제 점심 투자시간이다. 워런버핏과 점심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즐기고 느껴보자. 유레카!. 이럴수가 오랜만에 매운 고추가 걸려들었다. 그토록 찾고 찾던 매운 고추가 이제야 왔다. 혀끝과 목이 따끈해졌다. 한국의 매운맛이 좋다. 오늘은 분식파티였다. 분식과 미나리의 조합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질기지 않은 미나리의 식감과 쌉싸래한 고급스러운 향이 입안을 맴돌았다.
직원들이 많이 없는 오늘은 다른 때 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끔 이런 날도 있어야지 그럼. 전화도 많이 없었고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말도 없고 아주 좋았다. 도서관과 비슷한 수준의 고요함이었다. 다른 지역의 직원들이 우리 사무실에 오면 도서관 같다며 오길 꺼려한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고요하다. 때에 따라 강약이 있지만 오늘은 터프한 사무실보다 고요한 사무실이 좋다. 감사하고 고마운 밥도 먹었으니 간단히 스트레칭을 해주고 업무로 돌입한다.
어제 잠을 잘 못 잔 것 치고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아마 오늘 퇴근하고 씻고 나면 곧바로 잠이 들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머릿속의 걱정은 메모장에 남겨두고 퇴근해서 숙면을 취해야겠다. 멘털을 건강하게 만들려고 사용하는 방법인데 평소의 욱하는 마음이나 불안한 마음을 조절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엊그제처럼 매머드급 멘붕을 막기엔 역부족이지만 마음 한 구석을 간질이는 수준이라면 생각 꺼내기는 좋은 치료제역할을 해준다. 혼잣말도 좋다. 이어폰을 끼고 하면 자연스럽게 불만, 불안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도 혼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럴 때면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혼자 공부하면서 1인 2역 역할극을 해보지 않았는가. 그것과 같은 원리다. 사무실에 여러 사람이 있으면 중얼거림의 빈도를 낮추고 목소리도 조금 더 작게 한다. 은근히 신경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분들과 저녁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업무적인 어려움이나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인적인 일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반사적으로 일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만 튀어나왔다.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삭막한 대화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웃고 있지만 웃는 게 아닌 그런 상황. 오늘 저녁은 칼칼한 북엇국으로 속을 달랬다. 김자반에 밥을 먹고 고추를 와그작 씹으며 멍 때렸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피프티피프티 cupid를 반복해서 듣는다.
< 오늘의 Pick! >
- 떡! 튀! 순~, 얼 큰 칼칼 시원 북엇국
▶ 오늘 점심, 저녁 식비 : 18,500원
- 떡볶이 : 3,500원
- 순대 : 8,000원
- 북엇국 : 7,000원

'2023년_계묘년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길 스케치 / 안개 (0) | 2023.06.23 |
---|---|
퇴근길 스케치 / 아무생각 (0) | 2023.06.22 |
출근길 스케치 / 날씨맑음 (0) | 2023.06.22 |
퇴근길 스케치 / 아무생각 (0) | 2023.06.21 |
[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0) | 2023.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