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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스케치 / 1희1비

2023년 6월 29일 - 6시 10분 출근 최근에 자주 보는 문구가 있다. 일희일비.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 자기 계획대로 해야 하고 성급하게 일이 처리되길 바라는 마음의 크기와 비례한다. 때로는 일상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 느껴지는 감정을 거칠게 표현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인정하되 실수나 오해가 생긴 싱황이라면 번복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아무 일이 없어도 소소하게 신경 쓸 것들이 많다. 다만 귀찮고 다음에 라는 생각으로 미루거나 외면한다. 예를 들면 집안 청소가 있다. 하루이틀은 그냥 넘기겠지만 해볼까 하는 마음이 일어서면 생각보다 큰 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 마저도 하지 않으면 그에 어울리는 태도가 몸에 습관처럼 배어버린다. ..

퇴근길 스케치 / 거울

2023년 6월 28일 - 20시 30분 퇴근 내일이면 조금 숨통이 트이는 날이다. 업무 사이클이 고점에서 저점으로 변하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아쉽고 찜찜한 기분은 보너스다. 약간의 실수는 말로 설명해서 풀어갈 수 있다. 아침에 본 푸릇하고 도시적 느낌을 뽐내던 건물들은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일부 공사 중인 빌딩은 거대한 그림자가 되어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골목길에서 삼삼오오 모여 흡연하는 사람들을 빠르게 지나쳐갔다. 횡단보도를 빠르게 걷는다. 외나무다리라도 되는 듯 내 앞에 보이는 행인은 S자로 서로를 피하려 한다. 서로 같은 생각을 했더라면 고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내가 왼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또는 그 반대로 움직인다. 각자의 갈길을 존중하려 애를 쓰는 모습에 만나는 건 아닐..

출근길 스케치 / 실패

2023년 6월 28일 - 6시 20분 출근 매일 성공하길 바라는 삶. 실패는 잘못이라는 인식. 두 가지의 공통점은 성공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이다. 계획과 바람이 탄탄대로를 지나 목표점에 다다르면 주변에서는 우러러볼 수 있으며 선망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물론 누군가 어떤 방법으로 빠르게 부를 축적하거나 목표한 바를 이루면 축하보다는 부러움이 앞선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여러 번의 실패 후 딛는 성공 계단과 실패 없이 한 번에 딛는 성공은 뿌리의 깊이가 다르다. 오히려 다가올 풍파에 대처하는 마음과 태도는 그 반대다. 실패를 여러 차례 겪은 사람이 심리적으로 여유가 있어 일처리에 조급함을 보이지 않는다. 실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다. 절대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 아이들 인생에 성공..

퇴근길 스케치 / 경쟁

2023년 6월 27일 - 6시 40분 퇴근 대결과 경쟁은 인류에게 두 가지 결과를 가지고 왔다. 긍정적인 효과는 발전이고 부정적인 효과는 격차다. 대결과 경쟁보다는 협력이 좋다.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디만 대결과 경쟁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한다. 내기 또는 시합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를 이겨보겠다는 마음이 잘 생기지 않으며 불편해진다. 그러다 의도치 않게 과몰입 상태가 되면 오히려 역효과로 통제가 어려워진다. 속세를 벗어나 고행을 하는 분들은 대단한 통제력을 지니고 있거나 그 힘을 키우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깨달음을 얻은 분이 속세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퇴근길 스케치.

[직장인 한끼] 오늘 점심메뉴 저녁메뉴 / 식비

2023년 6월 27일 - 행복 뉴스기사를 읽어본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목적을 가지고 읽기보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들을 먼저 눌러보게 된다. 뉴스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광고로 느껴진다. 그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나름의 기술이지만 읽고 난 후 실망감은 오롯이 구독자의 몫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설이나 칼럼을 찾아 읽는다. 잘 다듬어진 문장과 단어 선정은 읽는 동안 높은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생각할 수 있는 여운까지 남겨준다.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지만 신문 속에는 부정적인 기사들이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 인터넷이라고 다를 게 없다. 상대를 비방하고 자극적인 제목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릴 적 아빠 아게 "왜 정치인들은 맨날 싸우기만 해?"라고 물었다. 기억이 정확하진 ..

출근길 스케치 / 동심

2023년 6월 27일 - 6시 10분 출근 평일은 5시 30분쯤 일어난다. 피곤함에 느릿느릿 움직일 때가 더 많아졌다. 알람이 울리고 눈을 떠보니 5시 40분. 그리고 옆에서 뒤척이던 둘째 귀염둥이도 눈을 떴다. 첫째 형아는 책방에서 책을 보는 건지 불이 켜져 있었다. 몸도 아픈 녀석이 일찍도 일어났다. 평소와 똑같이 출근준비를 하고 옷을 입으려는데 둘째 녀석이 응가가 마렵다한다. 응가가 끝나고 닦아줬다. 기분이 좋은지 폴짝폴짝 뛴다. 그렇지 무거운 근심이 빠져나가면 기분이 엄청 좋지.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시끄럽긴 해도 귀엽다. 그래도 잘 자는 막내를 깨우지 않게 진정시켰다. 두 마리 토끼에게 배웅을 받고 어깨가 으쓱해져 출근한다. 밖은 비로 촉촉해진 숲이 진한 풀과 흙냄새를 풍긴다. 비가..

퇴근길 스케치 / 이입

2023년 6월 26일 - 8시 30분 퇴근 세차게 비가 쏟아진다. 우산을 쓰고 있는 이유가 무색하게 몸의 절반이 축축하게 젖은 느낌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내 머릿속의 플레이 리스트를 흥얼거리며 성큼성큼 걸어간다. 저 멀리 삼겹살가게가 보인다. 빗속을 뚫고 코로 전해지는 마법의 향기. 고기를 먹는 건 풍족한 삶을 의미한다. 보는 이에 따라 그렇지 않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인류는 고기를 먹음으로써 큰 힘을 낼 수 있었다. 더해서 풍족함은 기가 막힌 향기를 가지고 있디. 물론이 향기도 너무 가까이 오래 두면 해를 끼치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스쳐가며 가게를 봤을 뿐인데 그 안에서 고기를 먹는 손님의 느낌이 그대로 내 머릿속에 인식됐다. 편안한 반팔,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