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최근 들어서 사는 게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본 게 별로 없다. 설렘이나 기대도 없고 그저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같은 일상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런지 멍하니 그저 있고 싶다. 날씨가 좋은 요즘엔 멍하게 하늘을 보기 참 좋은 시기다. 하얀 구름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넓은 공원이나 한적한 곳에서 들리는 백색소음도 마음을 편하게 한다.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나 여유가 많음에도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나를 보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내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채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게 부담으로만 작용할 때가 많다. 어린아이처럼 눈앞에 있는 것만 보며 웃다, 울다를 반복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내 상황이 우울증이나 자살을 생각 정도의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이러한 작은 문제를 알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일 거라는 생각은 꼭 붙잡고 있다. 출근 직후 나는 약간 열정이 담긴 모습으로 회사업무를 본다. 기분의 높낮이라고 해야 할까 점수라고 해야 할까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겨보는 기준은 전화 목소리다. 전화 목소리가 또렸하고 말끝을 흐리지 않는 날은 정신이 보통 이상이고 목소리의 크기나 언어의 전달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흐리멍덩한 날이다. 집이 아닌 어딘가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은 특히 그렇다. 회사는 은근히 내게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준다. 대부분의 직장인 또는 취업준비생이라면 기업평가의 기준은 단연 연봉이다. 연봉이 낮으면 질이 나쁘고 높으면 질이 좋고 비인간적이라는 평가가 보편적인 평가다. 최근에 정신적 피로감이 극대화되면서 연봉은 기업을 평가하는 최우선 항목에서 밀려났다. 지금은 4순위 정도 된다. 우선순위를 매겨보면 1순위 사람들이 얼마나 인정이 있는가, 2순위 업무의 양이나 강도가 부담스럽지 않은가, 3순위 회사 내 나만의 공간이 있는가 하는 정도로 달라졌다. 열정적으로 회사에서 온 에너지를 쏟아가며 일하는 모습이 멋있거나 닮아야지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잘 쉬고 적당히 일하면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돈독한 사람을 닮고 싶다. 회사도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회사 일이 조금 줄고 여유가 생겼을 때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은 생각보다 나를 위한 시간을 쓰기 위한 고민이 커졌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대게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위한 무언가를 실행한다. 그것이 소비적이든 건설적이든 상관없다. 나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을 다시 한번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면 다른 곳을 쳐다보면 되고 같으면 나와 비슷한 점이나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경청하고 듣는 일도 때로는 힘이 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 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나와 비슷한 고민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이대로 쓰러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만든다. 채찍질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회복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우월감이라던가 내 자존감이 깎이는 효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시원한 마음 재채기
이렇게 두서없이 글을 쓰고나면 마음이 개운해진다. 삶에 대한 의욕도 높아지고 나에게 솔직해지는 기분이라 후련하다. 최근에 쓰는 글의 성격을 보면 비슷하다. 괴롭거나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쓴다. 이럴 때 혼잣말처럼 술술 쓰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머릿속이 유연 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우리가 근육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무게를 조금 더 올리고 긴 휴식을 가짐으로써 근성장을 유도하는 원리와 같다. 힘든 일을 마음속에서 생각으로만 놓아두면 곪아 터져 버리고 더 아픈 고통이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미리 내 고통을 글 속에 털어두고 나는 강인하게 성장하는 것이다. 한 동안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 이렇게 글을 쓰고 써야겠다. 누구의 첨삭도 필요 없고 나를 위해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소중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반갑지 않은걸 보면 아직 마음에 쌓인 불편함이 남아있다. 보채지도 않겠다. 천천히 그저 물 흐르듯이 기다리고 바라보면 언젠가 내가 봐야 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 수익을 얻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내 감정을 담아내는 큰 그릇이라 생각하고 검은 마음을 쏟아내자. 여기가 아니어도 좋다. 다른 곳 그 어디에도 좋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쳐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조금 가라앉은 기분을 충분히 느끼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는 생각인데 혼자 노는 게 결코 바보 같거나 따돌림의 결과물은 아니다. 혼자 노는 시간이야 말로 필요하고 성장하기 위한 필수과정이다. 사실이다.
보드라운 내 발을 찾는 여정
내 발도 거짓말을 하지 못하나 보다. 정성을 조금 들이고 신경을 쓰니 발에서 전해지는 찌릿한 고통의 무게가 줄어들었다. 발은 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관리를 해야겠다. 잠들기 전에 최대한으로 애정을 쏟아보자. 나를 서있게 하는 가장 밑바닥 아니던가. 발이 나아지면 그 다음은 배로 가보려고 한다. 수험생 시절보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월등이 길어진 덕분인지 내 배도 볼록 튀어나와 진실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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