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건강

피야 잘 돌고 있니?

솔트리오 2022. 7. 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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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기에 2년 주기로 검사를 받았다. 검사항목들을 살펴보면 2년마다 오랜 친구가 안부를 묻는 정도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검사항목은 기본적인 것들 뿐이라 평상시 건강관리에 신경 쓰면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시력, 청력, 소변, X-RAY, 혈압, 채혈이 주요 검사내용이다. 아직 만 40세가 되지 않은 몸이라 내시경은 별도로 받지 않는 이상 검사항목에서 제외된다. 평소에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은 자주 먹었을 때는 1주에 2번 정도 1.5병 정도를 마셨다. 하지만 근 2년은 음주가 거의 없었다. 건강에는 자신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문제가 있어서 걱정되는 수준도 아니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보통의 상태로 지내왔다는 것이다. 검사 결는 우편으로 받지 않고 전자문서로 받았다.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없애기 위해서라는 나름의 친환경적인 생각과 집에 들어가기 전 우편함을 매일같이 훑어봐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서다. 결과가 나와서 하나씩 확인해봤다.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혈압이 아주 살짝 높게 나왔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내 생활태도를 돌아봤다. 최근의 행동 패턴을 생각해보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음식 섭취량, 신체 활동량, 정신적 여유. 이 세 가지와 내 혈압에 대한 상관관계를 스스로에게 설명해봤다.

 

첫 번째, 음식 섭취량 조절

 

아침식사는 대부분 거른다. 매일 아침 사무실 도착 후 믹스커피 두 봉지를 타서 마신 후 일과를 시작한다. 머그잔을 사용하면서부터 믹스커피를 먹지 않으려 선언했지만 당이 부족하거나 아메리카노가 채워주지 못하는 포근함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아침만 믹스 두 봉이다. 이제는 신성한 의식이 되어버렸다. 이 의식은 어제 퇴근 후 집안일을 보조하는 것부터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기까지 무탈한 스스로를 격려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른 것처럼 믹스커피는 내게 여유를 주는 존재다. 오전을 기운차게 시작하고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한 껏 기대에 부푼다. 어떤 음식이 나와도 상관없다. 특별히 싫어하거나 가리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얼큰하거나 기름의 고소함이 가득한 음식이 나온다면 다소 과식을 하게 된다. 아침을 거른 이후로 점심식사가 무거워지는 날이 반복됐다. 부담을 줄이며 먹는 양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물 마시기를 택했다. 밥 먹기 전 물 한 컵을 마시면 생각보다 소식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 먹기로 과식을 막고 이 방법은 저녁식사 때도 똑같이 반복한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은 소식 방법이라 마음에 든다. 자연스럽게 염분, 기름,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게 되니 소화를 하면서 생기는 활성산소의 양도 줄어드는 느낌이다.

 

두 번째, 신체활동량 늘이기

 

여름이 되니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세상 얼마나 활기차고 건설적인가. 평일에는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엔 부담이 있기에 출퇴근길 산책로 이용시간을 조금 늘려볼 계획이다. 전제조건은 집에서 나오는 시간을 15분 정도 앞당기고 퇴근 후 15분 정도 더 걷기다. 이런 식으로 신체활동을 하루 30분정도 늘리는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은 나만의 계산방식이다. 무리한 시간을 계획하면 실천의지가 꺾여버릴 것이 분명하다. 웨이트 운동과 러닝을 병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내가 택한 것은 주말에 아이들과 놀이터로 놀러 가는 것이다. 놀이터가 생각보다 웨이트 운동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아이들을 떨쳐두고 헬스장에 가야 하는 힘겨운 탈출도 필요 없을뿐더러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이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몇 차례 시도했는데 괜찮았다. 상하체를 고루 자극할 수 있어서 내 수준에서 적용하기에 적합한 운동형태다. 턱걸이, 팔 굽혀 펴기, 철봉에 매달려 다리 올리기, 아이들과 술래잡기 이 정도면 상당한 운동이 될 것 같지 않은가. 아이들의 엄청 난 에너지를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1+1 이상의 효과를 지녔다. 운동을 할 때도 무리한 목표 설정은 멈추고 나한테 맞게 뭐든 조금씩 시도하고 성취감도 조금씩 높여 꾸준함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세 번째, 정신적 여유를 위한 활동 늘이기

 

최근 핸드폰에 전자도서관 어플을 설치했다. 이 녀석이 출퇴근길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도서관에 직접 방문할 필요도 없고 평일과 주말에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내게 아주 적합한 어플이다. 자주 사용하는 어플 중 하나다. 책을 보고 새삼 느끼는 거지만 정신적 여유와 풍요를 가져다준다. 과거의 독서가 단순히 글을 읽기 위한 독서라면 지금은 생각하기 위한 글 읽기를 하고 있다. 읽고 난 후 생각하고 생각을 글로 써보는 단계까지 연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봤던 책 내용 중에 읽기를 잘한다고 잘 쓰는 것은 아니다는 내용이 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우리 첫째가 생각났다. 첫째는 제법 책을 잘 본다. 기특하게도 연계 독서도 잘한다. 하지만 첫째는 독서록 쓰기를 아주 괴로워한다. 유치원에서 초등합교 입학을 앞두고 독서록 쓰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매번 어떻게 쓰냐며 속상해한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건읽고 생각하고 쓰는 것은 연결되어 있지만 개별적으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말하기 연습도 추가하면 언어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도 지켜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다. 정신적인 휴식을 위해 나도 읽고 생각하고 쓰기를 연습하고 있지만 양으로 부담을 줘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책을 한 줄을 읽어도 좋고 한 줄만 써도 좋다. 꾸준히 해야 한다.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준 일은 다음에 작성해봐야지.

 

마무리하며

무언가를 하기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야지 하는 생각보다 작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보자라는 생각이 확실히 자리 잡았다.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많이 하려는 욕심 때문에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좌절만 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신기하게도 작은 것에 집중했더니 자연스럽게 내 생각도 변해버린 것이다.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서 체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변화시키려는 무모함을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늘부터는 감사의 표현하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에 할 수 있고 긍정적인 마음을 끌어내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하나씩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내 노력을 발자취처럼 남겨놓은 것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진다. 외적인 관리만큼 내적인 관리도 중요하다. 메모지나 이면지여도 좋다. 종이와 펜을 들고 이름이라도 써보자. 의도치 않게 많은 생각들이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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