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건강

배가 부른 나에게

솔트리오 2022. 6. 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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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잘 참아왔던 야식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모습이 반복됐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아이들이 빨리 잠들면 자동적으로 야식메뉴가 떠오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술은 먹지 않는다. 매번 생각하는 메뉴는 비슷하다. 그리고 먹던 집에서 시켜먹는다. 야식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다음날은 피로감에 아침 기상이 더디고 속이 더부룩하다. 그런 날 점심메뉴에 미역이나 녹색 나물 같은 음식이 나오면 일부러 더 먹는다. 장속에 노폐물이 만들어낸 독소를 빨리 제거하고 싶기 때문이다. 더 챙겨 먹으면 왠지 속이 금방 편안해지고 배가 쏙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현실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여전히 배는 불러있다.

 

출근 전 화장실에서 거울을 본다. 야식과 운동이 부족해진 이후 내 배는 항상 나와있다. 배가 부른 것도 아닌데 나와있다. 억지로 홀쭉하게 만들어보려 해도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다. 비만은 아니지만 혈압이 약간 높았으나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그저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관리의 필요성은 명백히 있다.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을 즐겨했던 과거의 몸으로 똑같이 돌아가는 건 어렵겠지만 기초체력을 높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배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의식적으로 하는 몇 가지 행동이 있다.

 

허리 펴고 앉기.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상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편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다 보면 허리도 아프고 배가 더 나오는 기분이 든다. 기본적으로 허리를 쭉 펴고 있으려면 배에 살짝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허리를 펴고 앉으면 목도 편해진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도 조금은 편해지고 키보드를 누르는 손과 손목도 덩달아 편해지는 기분이다. 단순히 배에 살짝 힘을 주고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고 앉아있는 것만으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물론 계속 힘을 주고 있으면 힘들기 때문에 슬쩍 일어나 걷고 5분 정도 서있기도 한다. 바른 자세 하나만으로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

 

물 마시기.

 

물 자주 마시기는 군인이었던 시절부터 시작했다. 몸에 땀이 많은 체질이라 그런지 물이 자주 생각났고 한 컵씩 주기적으로 마셨다. 그래서 우리 집에선 내가 물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이다. 내가 집에 있는 날은 물을 끓인다.(우리 집은 물을 끓여먹는다. 지금까지 지내온 걸 봐선 우리 집에 정수기를 빌리거나 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이들에게도 기상 직 후, 밥 먹기 전처럼 일정한 시간에 물을 먹자고 권유한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지만 여름에는 시원하게 보관하기 때문에 인기가 잠깐 좋다. 물을 자주 먹는 또 다른 이유는 배변활동을 위해서다. 외부음식을 먹다 보면 채소나 담백한 음식보다는 맛이 강하고 탄수화물 중심의 음식 섭취량이 월등하게 많다. 그러다 보면 배변 시간은 길어지고 피로가 풀리질 않는다. 쾌변의 가장 좋은 점은 피로가 회복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다면 조금 더 먹게 된다. 물을 잘 먹지 않는 사람 중에 커피로 물을 대신하려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회의나 모임이 많을 때는 커피를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 아메리카노를 먹는 순간은 시원하고 입안이 깔끔해지는 기분도 들고 믹스를 먹을 때는 달달한 맛에 약간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물 보다 커피를 많이 먹었을 때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고 물을 덜 먹게 된다. 먹고 나면 몸이 마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커피를 즐겨마시지 않는 이유다.

 

걷기.

 

출퇴근 비용 절약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걷기에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처음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야 하고 거리에 비해 신호등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날 머리가 복잡하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서 잊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피곤하지만 깊은 잠을 못 자고 마음이 불편한 기분이 계속됐다. 평소 출근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했다. 매일 지나가던 길이 아니고 조금 돌아가긴 하지만 개천가를 따라가는 길을 택했다. 의외로 걷다 보니 머릿속에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가 되는 듯했다. 왜 사소한 일이 매달리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명상이 되는 것이었다. 복잡한 생각은 내려놓고 마음의 휴식 방법이 걷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날씨가 정말 좋지 않은 때를 제외하고 걸어야겠다고 다짐했고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걷기가 좋은 건 내가 누군지 확인하는 좋은 과정이라는 것이다. 천천히 걷기는 명상이 되고 보통 걷기는 나와 대화를 할 수 있고 빨리 걷기는 건강과 활기찬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마법이다. 출퇴근 중 걷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매일 1시간의 투자가 가져다준 변화는 건강뿐만 아니라 메모를 하는 습관도 가져다주었다. 자연스럽게 내 생각을 쓰고 말하는 연습도 조금씩 하게 됐다. 아주 만족스럽다.

 

배 마사지.

 

배 마사지가 가장 효과 있다고 생각될 때는 배가 고파서 홀쭉해진 느낌이 드는 저녁이나 아침시간이다.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건 아니지만 몸이 가벼울 때 한다. 바닥에 누워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돌려주며 만족할 때까지 한다. 무릎을 올리고 윗몸일으키기 자세로 마사지를 하면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물을 한잔 먹는다. 피부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피부톤도 밝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뽀얀 건 절대 아니다. 이유는 개인적으로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잘 먹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피로의 원인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장이 깨끗한지 여부도 주요 원인 같다. 내 경험상 그렇다. 쾌변 다음날은 아침이 편안하고 가볍다. 광고에서 나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전적으로 믿는다. 장이 깨끗하면 먹는 것도 즐겁다. 흡수가 잘 되는 기분이고 몸에 좋지 않은 건 스스로 조절하는 절제력도 생기는 것 같다. 왜냐 그 편안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이나 기름진 음식도 두 번 먹을 걸 한번 먹는 생각과 태도를 갖게 된다. 배 마사지를 하면 근육에 긴장을 하게 만들어 운동효과도 있다.

 

글을 마치며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욕심을 조금만 내려놔도 행복감이 극대화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엔 작은 실천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힘에는 신경 쓰지 않던 모습이 스쳐간다. 시간이 흘러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다. 사소한 것과 꾸준함의 힘이 무엇인지 조금씩 느끼고 있다. 내 몸이 어떤지 살펴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하고 칭찬한다. 최근에 굿모닝 해빗이라는 책을 보고 있다. 그 책에서 자신과의 하이파이브가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내용을 개인의 경험에 녹여내어 말하고 있다. 그 책을 접한 지 일주일 정도 됐다. 책을 접한 이후 거울 속 나와 매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단순한 행동이지만 뭔지 모를 기운이 나를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 외모가 아닌 나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아주 쉬운 방법 하나를 알게 된 사실에 미래가 기대된다. 내 배에 왕(王) 자가 선명해지길 바라지는 않는다. 나에게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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