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집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삼시 세끼를 책임지는 밥솥이다. 10년을 사용한 끝에 교체했다. 우리 가족의 성장을 도운 오래된 밥솥도 이젠 제 기능을 다했다. 수리도 몇 번 맡기고 패킹도 주기적으로 교체해 가며 사용했다. 애정을 쏟아 사용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외부음식은 되도록 자제했고 그만큼 집에서 밥 먹는 횟수가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게 아이피부가 약해서 인스턴트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잠들 때 몸을 긁는 일이 많았다. 진물 나고 피나고 할 정도로 말이다.
그러니 외부음식을 좋아하면서도 되도록 참는 게 일상이 됐다. 흔하게 먹는 과자나 빵 음료수 같은 간식도 아주 가끔 먹거나 되도록 아내가 집에서 밥을 이용하거나 쌀가루로 간식을 만들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외부음식은 잘 먹이지 않았다. 그 영향은 나에게까지 왔다. 좋아하는 게 있으면 사 먹을 법도한데 참는 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첫째 이후에도 간식은 잘 사 먹지 않았다. 집에서 아내가 해주는 밥이 맛있었던 것도 중요한 이유다. 가끔씩 엄마나 장모님이 만들어주신 반찬이 생기면 갓 지은 밥 한 공기는 금방 사라져 버렸다. 너무 찰떡이다. 몸에 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니 식사량이 많은 것치곤 살이 찌찌 않았다.
이 밥솥이 가족이 된 대단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누룽지를 만드는 기능이었다. 결혼 전에는 잘 먹지 않았는데 이 메뉴를 접하면서 누룽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곱도리탕에 누룽지를 시켜 먹어봤다. 처음엔 무슨 조합인가 했는데 이게 웬걸 누룽지가 느끼함을 싹 씻어주는 게 아닌가. 그전에는 계란찜 주먹밥 같은 메뉴가 있어야 했지만 곱도리탕과 누룽지 조합에 반해버린 후 누룽지를 더 많이 찾게 됐다.
후... 어쩌지 매일 야식이 생각날 갓 같은 기분이다. 매운 종류의 야식을 더 자주 먹을 것 같은데. 오늘도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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