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오늘의 메뉴] 식사 알림장

솔트리오 2023. 4. 2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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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0일 목요일

 

새벽에 일어나 가장 먼저 물을 보리차물을 끓인다. 아이들이 깨어날 시간엔 따끈하니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 짙은 안개를 보니 다시 잠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혹을 뿌리치고 안개가 자욱한 밖으로 나간다. 개천가를 따라가는 출근길은 기분 좋은 여행코스 같다. 같은 곳을 다니는데도 매일 새롭게 느껴진다. 의외로 그 개천엔 키 큰 철새가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리곤 아주 멋지게 수면에 닿을 듯 말듯한 높이로 멋지게 날아간다. 인간이 새처럼 날고 싶다는 욕망이 내게도 잠시 생겼다. 사람도 없으니 팔도 시원하게 쭉쭉 펴서 스트레칭을 한다. 아무도 보이지 않을 때 그 공간은 프라이빗한 피트니스 공간이 된다. 중요한 건 뒤에 사람이 오느냐 안 오느냐다.

 

눈앞에 펼쳐진 개천의 곡선과 나무들의 배열에 감탄한다. 하지만 조금 안타깝고 걱정되는 건 수심이 많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개천가 가장자리의 바닥이 군데군데 보였다. 강수량이 적고 건조한 날이 이어져 생긴 결과물이다. 이 부분은 반갑지 않았다. 어릴 적 빗물은 상당히 유용하게 생활 속에서 사용했다. 특히 바닥 청소에 아주 많이 쓰였다. 자연이 주는 선물로 청소를 하니 돈도 절약하고 청결도 유지됐다. 집안을 비롯한 복도도 마찬가지였다. 군대에서도 비가 오는 날 쏴아 비가 쏟아지면 어딘가에 받아뒀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훈련에 가서 빗물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나뭇잎을 이용해 세안을 했다. 은근히 나뭇잎에 맺힌 물방을 손으로 쓸어서 몇 번 문지르면 나름 세수가 된다.

 

나름 물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바닥이 보이는 개천이 너무나 야위어 보였다. 인공적으로 비를 만들기엔 현재의 기술로는 비용이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비야 여름에 미친 듯이 쏟아지지 말고 나눠서 와주겠니. 매년 여름 또는 초가을에 발생하는 비, 태풍 피해가 생각났다. 올해는 자연재해 피해가 없길 바란다.

 

회사에 도착해서 환기부터 시원하게 시키고 업무에 돌입했다. 엑셀을 비롯해 세 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하나씩 번갈아가며 복잡한 업무의 숲을 헤쳐나간다. 23년도 들어서면서 검토하는 시기가 상당히 빨라졌다. 앞으로 생길 예상 문제점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제안하는 자료는 만들어간다. 사실 이때가 가장 여유롭고 가장 많이 공부가 되는 순간이다. 그러다 보니 엑셀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엑셀에 정리하는 게 재미있게도 느껴진다. 공식을 만들어 가는 기분. 크 좋다. 문제를 찾고 고민하고 예상하는 시간은 식사시간도 빠르게 당겨온다.

 

점심이다. 오늘도 식당으로 달려간다. 오늘의 점심메뉴다. 딱 보아하니 예상 식사시간은 25분으로 예상했다. 닭볶음탕과 김이 눈에 띄었다. 오늘은 조미김을 점심의 시작을 알렸다. 짭조름하고 고소하니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가 따로 없었다. 그리고 오징어 젓갈이 나왔는데 머리 부분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먹었는데 여태껏 먹은 오징어 젓갈과 식감이 달랐다. 얇게 썰은 소라같기도 하고 무말랭이 같이도 하고 식감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밥과 숙주나물로 입안을 정리하고 이번엔 튀김만두와 청경채를 짝지었다. 오호. 청경채도 확실히 여러 가지 요리와 잘 어울리는 친근한 녀석이다. 튀김만두 하나에 청경채 한입. 두 가지 모두 톡톡 튀는 식감을 자랑하지 않는가. 튀김은 바삭, 청경채는 아삭. 그래서 둘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보다. 시원한 콩나물국은 우중충한 날씨에 뽀송한 기분을 안겨주는 듯 아주 맛있었다.

 

오늘 점심의 후식도 확실했다. 계란프라이와 딸기잼을 조합한 토스트. 우유나 커피와도 아주 괜찮은 조합이다. 집에서 아이들과 간식으로 가끔 먹는다. 비 오는 날씨에 창 밖을 보며 먹는 토스트와 커피는 아주 퍼펙트 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거기에 라디오를 켜놓으면 완전한 힐링타임이다. 개인적으로 쉬는 시간엔 영상을 보기보다 라디오도 즐겨 듣는다. 특히 '이수영의 열두 시에 만납시다'와 '두 시 탈출 컬투~우 쇼!'를 즐긴다. 완벽하고 완전한 점심이었다. 오후에 일할 맛 좀 나겠군.

 

촉촉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며 멀리 보이는 풍경을 감상한다. 저 높은 건물은 누구의 것인가... 자 사무실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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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이구요

파이팅 넘치게 마우스와 키보드를 번갈아 조작하며 하나씩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에게 카톡이 온다. 오늘은 막내가 징징이라고 한다. 언제나 그랬다. 그 나이 때가 되면 징징거리는 시기가 오는 건가. 둘째 귀염둥이도 요맘때 온종일 징징이였다. 지금은 조금 커서 징얼거리는 게 조금 줄었다. 일을 하다가 아내가 힘들어하는 카톡을 보면 마음이 쓰인다. 아내는 형아들이 오면 괜찮아지겠지 하며 우는 막내를 달래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이 조금 웅성거렸다. 바로 진급자 발표가 난 것이다. 우리 팀엔 한 명이 진급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은 진급자에게 접근했다. 덜 친하면 "진급 축하한다", 많이 친하면 "언제 쏠 거야?". 진급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진급턱이야 어떻게든 쏘면 되지만 확실히 진급 후에는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일단 축하하기 위해 회식장소를 물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언제 어디로 무엇을 먹자고 할지 고민이다.

 

업무의 연장이기 때문에 나름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본다. 진급하신 분의 얼굴은 철저히 외면한 채로.

 

오늘은 정말 열심히 일했나 보다 부장님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셨다. 시간을 보니 저녁시간이 10분도 지나있었다. 오 놀라운걸. 신나게 저녁을 먹으러 갑시다. 그리고 오늘은 일찍이 마무리하고 아내를 달래고 막내를 달래줘야겠다. 오늘의 저녁입니다. 이번엔 열기조림이다. 이것도 아주 매력적이었다. 튀김처럼 뜯지는 못했지만 살과 양념이 아주 밀접하게 만난 상태라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부침개가 나왔는데 이건 웬걸. 계란찜같이 부드러운 게 아닌가. 아주 부드러웠다. 커피에 퐁당 찍은 빵을 먹는 식감도 들고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상추무침 부추무침은 돈가스와 궁합이 맞았다.

 

신나게 먹으며 오늘도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샐러드를 드셨다. 그래서 내일은 계획대로 샌드위치를 주문해 봤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고 아내에게 얼른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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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에요!

막내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식사시간이 조급해진다. 귀염둥이를 달래주러 가봅시다.

 

<오늘의 Pick!>

- 보송보송 부침개,  다양한 매력 열기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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