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8일 -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지난주. 열정을 가득 담아 시작한 긴급업무는 90% 정도 마무리 지었다. 물론 100% 완료 지을 수 있었겠지만 전철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중요한 건 오늘 아침부터 팀회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팀장님의 날이 선 말투와 팀원들의 업무태도에 약간의 불만이 있으셨던 것 같다. 결론은 본인만큼 따라주지 않은 팀원들이 아쉽다는 말씀이었다. 때문에 오전의 팀회의는 다른 때보다 무겁고 시간도 더디게 흘렀다. 5월 말까지 주어진 개별 숙제도 있고 6월 초까지 보고해야 할 숙제도 생겼다. 사실 분기별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게 있는데 여태껏 미적지근하게 업무를 대했다는 지적이 주요 말씀이셨다. 특히나 오늘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싸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게 바로 회사생활 아니겠는가. 오랜 시간이 흘러 회의는 끝났다.
마지막으로 잘 못 표기되거나 빠뜨린 것은 없는지 재차 확인했다. 쫄깃해진 심장을 부여잡고 결재를 받으러 갔다. 언짢은 기분이 쉽게 풀리실 것 같지 않았다. 서류확인 중 기존에 하던 업무에 대한 말씀을 다시 하셨다. 할 말은 없었지만 속은 상했다. 그리곤 담배를 태우러 밖으로 나가셨다. 얼마뒤 다시 돌아오셨고 몇 가지 문제점을 체크해 주셨다. 궁금하신 부분에 대한 질문에 답변도 즉각적으로 했고 나름의 이유도 설명드렸다. 그렇게 약 1시간의 확인 작업이 끝나갔다. 수정할 부분들이 여럿 있었지만 생각보다 선방했다는 평을 내릴 수 있었다. 대충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졌더라면 오늘의 점심이 어떨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나름대로 노력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
약간의 긴장이 풀리자 배가 슬슬 고파왔다.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시원하게 혼나는 것으로 시작한 게 왠지 정신 차려 이 녀석아! 하는 듯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선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점심시간이 됐다. 씩씩하게 바람을 가르며 식당으로!.
오늘 점심 메뉴다. 양식파티다.
상추에 밥이 완전히 가려졌다. 오늘은 스파게티, 돈가스를 중심으로 좌나물 우고기가 자리했다. 돌나물은 정신 차리게 만들기 딱 좋은 맛있었다. 상큼하면서 끝맛이 쌉싸래한 것이 엄청난 매력을 가진 녀석이다. 약간의 쓴맛은 확실히 입맛을 돋운다. 또 기름진 고기를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필수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쌈 요리가 너무 좋다. 우리 귀염둥이들이 좋아하는 돈가스다. 돈가스+소스는 바늘과 실에 비유된다. 돈가스만 맛있게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새콤하고 달콤한 조합이 있으면 한입 가득 넣었을 때 맛이 풍성해진다. 개인적으로 매운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약간의 매콤함을 추가해도 좋을 듯하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매운 돈가스가 당기는 건 아니다.
어묵탕도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물론 특제 소스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후추를 좋아해서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후추의 향이 너무 좋고 입안에 퍼지는 매운 느낌이 좋고 재미있다. 어묵탕에 후추로 얼얼함을 즐기고 돼지갈비로 달래줬다. 이건 뭐 살찌는 맛이라고 하면 되까. 밥을 비비고 싶었지만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이어질 것을 예견해 그 조합은 피했다. 양배추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느끼함이 적었다. 내 식판에는 양배추가 얼마 안 보이지만 갈비가 담겨있는 팬에는 양배추도 많이 있었다. 역시 양배추의 파워는 어마어마했다. 고기가 들어가는 요리에도 양배추는 맛을 올려주는 1등 공신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회사에서도 양배추와 같은 인재가 되도록 성과를 내보겠어.
자 이렇게 점심은 마무리되고 업무로 복귀했다. 이번주에 두 번의 출장 중 하나는 취소됐다. 정말 다행이다. 다음 출장 준비는 지난번보다는 해결하는데 수월한 상황이라 걱정하지 않는다. 긴급한 업무를 처리했으니 이제 다시 내 일로 돌아와서 진행 상황을 알려야 했다. 오늘 남은 일과는 이 일로 진행시켜야겠다.
남은 일들의 특징은 숨은 그림 찾기와 비슷하다. 반드시 찾아내야만 후에 큰일로 번지지 않는다. 그래서 속도보다는 정확도를 요한다. 실수를 일으키면 수정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려운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쉽지 않은 업무다. 이 과정을 2달간 진행한다. 중장거리 육상선수처럼 페이스 조절도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달려들어도 너무 느려도 안된다. 내공을 쌓기 최적의 시간이기 때문에 차분하게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집중을 하면 뇌는 많은 에너지는 필요로 한다. 그 에너지는 저녁식사로 채운다.
오늘의 저녁이다.
오늘은 특별손님을 모셨다. 컵라면이다. 때로는 MSG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어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라면보다 코다리조림이 더 맛있었다. 오늘따라 유독 쫄깃하고 소스가 적당히 걸쭉한 게 내 입맛에 딱이었다. 호박볶음도 훌륭하고 말이다. 역시나 남김없이 다 먹었다. 잘 먹었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귀염둥이들이 카네이션과 아기자기한 선물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게 아니어도 그냥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한 마디면 난 행복하다. 장모님과 엄마에게도 전화드리고 고맙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직접 찾아뵙고 식사라도 해야 하는 건데 그렇지 못해 조금 아쉽다. 다가올 주말에 맛있는 한 끼 대접해야겠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오늘의 Pick! >
- 건강 돌나물+쫄깃 코다리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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