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면 핑계겠지만 바빴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도 아닌데 왠지 체력적으로 조금 지쳐있었나 보다. 짤막한 메모와 전자책 읽기에 집중했다. 잠들기 전에도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고 잤다. 경제적인 자유를 찾고 싶은 열망도 커져만 갔다. 주식과 자기 계발에 대한 책에 다시 집중했다. 마음 놓고 도서관에 가서 실컷 책과 함께 시간을 보냈으면 하지만 업무라는 게 내 발목을 붙잡고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점심을 신나게 먹으면서도 마음 한편에서 답답함이 느껴졌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이 대로 망부석이 될까 두려움이 생기는 게 확실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 선 후배들 모두 좋다. 오랜 시간을 같이 고생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부분도 왠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진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왜 다들 소비하는데 집중하고 투자는 어렵고 새로운 일은 없다고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고 싶고 증명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오히려 책을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해진다. 엄청난 실력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본다고 당장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나는 책이 미래를 위한 좋은 재료라고 확신한다. 사람들에게 언제나 말한다. 쉬는 날이 생기면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보고 싶다고 말이다. 더 좋은 연봉을 주는 기업을 찾아 지원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좌절감에 한숨을 쉬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1,2천만 원을 더 준다는 곳에선 뽑아가지 않는다며 걱정을 한다. 왜 걱정을 할 일인지 사실 이해할 수 없었다.
답답할 땐 이렇게 글을 쓰면 마음이 풀리는데 도움이 된다. 걱정을 하고 있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라테 같은 표현이지만 우리 귀염둥이들에게도 꼭 이 말을 한다.
원하는 데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고 화날 수 있어. 그렇다고 화내고 울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일단 속상하니까 다 울고 진정되면 다시 생각해 보는 거야
어른들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지만 일찍이 깨닫게 되면 분명 아이들이 앞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 움직이고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 과정을 힘겹게 견뎌내고 원하는 바를 이루었을 때 마음껏 칭찬하고 안아준다.
지금 나는 다 큰 성인이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 기대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정체기에 갇혀 있을 때 나를 구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다. 그리고 최근 들어 첫째가 시작한 큐브에 집중을 한다. 어릴 때는 큐브가 있어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첫째가 재미 들린 큐브에 나도 빠져있다. 걱정과 슬픔이 모두 사라지는 마법 같은 시간 속에 들어서게 된다. 성향에 따라 지루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지금 나의 상황에서는 이 세 가지는 정신을 진정시켜 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2023년 7월 7일
이 날은 둘째를 데리러 가려고 칼퇴한 날이다. 유치원에서 행사가 있어서 저녁을 먹고 하원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재우고 가성비 좋은 순댓국을 만났다. 밀키트인데 상당히 괜찮다. 웬만한 식당이나 배달음식보다 좋고 양도 많다. 중요한 건 가격이 매우 좋다. 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앞으로 순댓국이 생각나면 한 동안 이것으로 대체할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먹으려면 순대만 한 팩 사면 될듯하다. 생각보다 육수의 양이 많다. 암튼 순댓국이 당기면 이것으로.
2023년 7월 10일
일은 바빠도 식사는 빼먹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식사를 거르면 오히려 몸을 망치게 된다. 흰쌀밥도 먹고 언제나 즐겁게 신나게 먹었다. 한 끼에 6천 원이다. 5일간 점심 저녁 10끼면 6만 원이다. 6만 원을 가지고 10 끼니를 차려먹을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만 생각해도 감사함이 느껴지고 풍족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고민거리도 줄어들게 만든다. 매일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데 1초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가끔 다른 음식이 생각나면 그냥 특식처럼 먹으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는 찾아가기만 하면 사장님과 이모님이 푸짐하게 먹으라고 음식을 만들어주신다.
2023년 7월 11일
복날인데 당연히 삼계탕이지. 2만 원짜리 삼계탕만큼이나 괜찮다. 이 날 점심은 식사시간이 조금 길어졌다. 이 정도면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2023년 7월 12일
2023년 7월 13일
조금 쉬어가는 시간으로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글을 마치려다 보니 내가 말했던 한 가지가 생각났다. 휴식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늘 달리기만 할 순 없다. 기계도 조금 쉬었다가 정비를 해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조급함에 나도 모르게 지쳐버린 것이다. 휴식은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불필요한 노력은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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