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_갑진년/끼니챙겨요

[직장인 한끼-16] 점심 저녁 메뉴...새 출발

솔트리오 2024. 4. 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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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무실이사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끝났다. 주변분들의 많은 도움에 감사드린다. 사무실이전 후  예상외로 괜찮았다. 높으신 분들과 같은 건물에서 지내지만 사무실 층이 다르고 높은 곳으로 올라와서 독립된 사무실을 쓰는 기분이다. 늘 손님으로 붐비던 옛 사무실과는 정 반대로 우리 팀을 위한 사무실인 샘이다. 어떤 일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좋은 점들이 하나둘씩 보이는가 보다. 익숙한 곳에서 떠날 때와는 다르게 부정적인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 예견되지 않은 일에 당혹스러웠지만 지나고 나니 마음가짐이 새로워졌다.

 

 

봄이 되니 음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푸른색 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초록색이든 몸에 유익한 음식이 차려진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엔 느끼지 못한 기분이다. 반찬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가리는 반찬이 있었나 보다. 

 

 

내가 매일 먹는 음식을 보면서 글을 쓰는 지금이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이다. 하루 중 힐링이 가능한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검사를 받는 글은 스트레스를 주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분이 조금씩 풀린다. 머릿속에서 나가지 못하는 일상의 생각들을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도 행복하지만 머리가 가벼워지는 시간도 행복하다. 무거운 삶은 어깨만 무겁게 눈 밑 다크서클만 아래로 길게 내려오게 할 뿐이다.

 

같은 음식이 나와도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간의 정도가 아닌 내 감정의 상태에 따라서 말이다. 언짢은 일이 가슴속에 남아있으면 맛있는 음식도 100%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가 없다. 복잡한 생각들이 머릿속의 회로를 꼬이게 만들어 맛을 느끼는 신경들을 차단하는 듯하다. 맛만큼이나 먹는 양의 변화도 크다. 3월엔 사진 속 음식들을 모두 먹지 못한 일도 있었다. 낭떠러지처럼 어느 정도 먹다 보면 맛이 잘 나지 않을 때가 있었고 조금만 먹었을 뿐인데 배가 불러오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서 나는 돈을 버는 이유에 대해 짧게 생각을 해봤다.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과 돈을 벌어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돈을 위해 먹는 것이고 먹기 위해 돈을 버는 것. 지금 내게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나는 하루에 여러 끼니를 나눠서 먹는 걸 좋아했다. 대신 가볍게 적은 양을 여러 차례 나눠서 먹는 것이다. 물론 이는 초창기 직장생활을 했을 당시에 가능했다. 근무 환경이 그러했다. 점심도 한꺼번에 가서 먹기보다는 도시락을 먹고 싶으면 개인이 챙겨 오는 것이고 근무 시간 조율이 수월했다. 이젠 그것도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사회적으로 막중한 책임을 갖는 위치의 사람에게 식사는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매일 어떤 음식을 먹을까도 궁금하다. 계절이 변했고 식단 구성도 달라졌다. 달라진 식단만큼 내게도 좋은 변화가 생기도록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시간을 자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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