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12월 식단_1일~2일 & 5일~9일

솔트리오 2022. 12. 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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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난 2주는 정신이 없었다. 매년 반복되는 업무이긴 하나 이번엔 조금 지나치다 할 정도의 업무량이었다. 12월 들어서 신고식 한번 제대로 했다. 일요일 출근을 불사하고 결국엔 마무리 지었다. 긴장이 풀렸는지 잠에서 금방 깨어날 수 없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고 밤 11시 퇴근을 반복하니 아이들과 책을 보는 것도 못하고 귀염둥이 양치도 시켜주지 못했다. 내가 격무에 진땀 빼고 있는 사이 우리 귀염둥이들은 더 많이 컸다. 막내도 조만간 걸어 다닐 건가 보다. 벌떡 일어나서 신나게 손뼉 치고 살살 앉는가 싶더니 다시 일어서는 스쾃 놀이를 하고 있다. 허벅지가 튼실한 게 아주 귀엽다. 옆으로 누우면 피카추를 보는 것 같았다. 뚱하니 앉아있으면 잠만보 같기도 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열심히 공부를 하면 배가 고픈 것처럼 신경을 많이 쓰고 집중을 하다 보니 금방 배가 고파진다. 때문에 식사량을 조금 늘렸다. 커피도 몇 잔 더 먹었다. 확실한 건 나의 멘털을 붙잡는 연습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제출기한이 다가 오자 조바심에 연신 커피만 들이켰다. 마음은 시속 100km인데 결과물이 나오는 건 시속 10km, 20km 수준이니 어찌나 답답하고 속상하던지. 시간의 압박과 마음의 부담감이 아주 진국이었다. 어제부로 그 진국을 싹 다 먹고 소화까지 시켰다. 아주 개운하다. 또 이런 식의 업무가 한 차례 더 올 거란 예고가 있지만 일단 휴식이다.

 

 

다행히 내가 먹었던 식단은 잘 챙겨두었다. 오랜만에 식단을 펼쳐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까지 든다.

격무 시작

 

격무 종료

 

누구나 바쁜 시기가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버티고 애써줘서 스스로가 대견했고 우리 팀 모두 고생했다. 특히 팀장님이 엄청 고생하셨다. 고생하셨습니다 부장님. 이번 주의 기억에 남는 음식은 된장국이다. 한 숟가락 떠먹는데 따듯한 국물에 마음의 고민이 살살 녹는 기분이었다. 시래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구수하고 건강해지는 기분은 덤이었다. 이모님 사장님 덕분에 따듯한 음식 먹고 격무를 잘 헤쳐나갔다. 두 번째는 고등어조림이었다. 일단 소화가 잘되고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좋다. 양념에 밥을 같이 먹어도 아주 좋다.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음식일기를 쓰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놀이가 될 것 같다. 집에서 아이들끼리 잘 놀고 있으면 요리하는 아내를 도와주곤 한다. 특별한 건 아니고 재료를 썰어주거나 볶아주는 정도다. 하나의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내가 끼여있다고 생각하면 음식 맛이 조금 더 새로워진다. 내가 쌀을 씻고 밥을 해서 아이들에게 줄 때 어떤지 물어본다. 맛있다고 하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맛있게 먹는 모습만 봐도 아주 기분이 좋았다. 아내가 가끔  '밥 잘 됐네'라고 하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나를 구워삶는 방법을 아주 잘 아는 것 같다.

 

 

겨울이 되니 여러 재료가 들어가는 뜨근한 전골 생각이 많이 난다. 재료의 조합과 입에 들어가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재미가 있다. 아내와 연애할 때 따듯한 방에 앉아 샤부샤부를 먹으면서 조합과 순서의 즐거움을 신나게 즐겼다. 버섯전골, 만두전골, 곱창전골 등 둘 다 재료가 많은 음식을 좋아했기 때문에 잘 먹고 다녔다. 분명 A-B-C나 B-A-C는 같은 듯 다르다. 분명히 사람마다 좋아하는 조합과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합은 아니지만 먹는 순서로 따졌을 때 빠지지 않는 건 붕어빵이다. 내가 선호하는 순서는 꼬리 → 지느러미 → 몸통 → 머리 순이다. 정말 잘 만든 간식이다. 마치 트럭 하면 봉고 밴드 하면 대일밴드처럼 겨울이 다가오면 붕어빵부터 생각난다.

 

 

열심히 먹었으니 열심히 일해야지.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오늘도 밥값 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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