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휴가 후 집청소

솔트리오 2022. 8. 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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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휴가가 지나갔다. 일주일 내내 흐리다는 기상예보에 과연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던 게 어제 같다. 다행히 키즈 펜션에 입성한 날과 퇴실하는 날의 해는 말도 안 되게 강렬했다. 가만히 있어도 육수가 나오고 옷이 진하게 젖을 정도였다. 그렇게 예상보다 즐거웠던 꿀 같은 휴가가 끝났으니 출근 전까지 할 일은 청소였다.

 




어디를 청소할까 잠시 생각한다. 흐린날이고 비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빨래는 접어두었다. 환기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방바닥엔 모래알처럼 거슬리는 먼지나 장난꾸러기가 흘리고 난 후 단단하게 굳은 밥풀들이 여기저기 있다. 신기하게도 이 불순물은 내 발에만 붙는다. 미스터리한 현상이다. 그렇게 집안을 눈과 발로 스캔하며 돌아다녔고 첫째의 유치원 실내화도 보였다. 이제 방향을 돌려 주방으로 향했다. 아침밥의 흔적이 남은 식기들 그리고 싱크대 배수구에 빨갛게 둘러진 붉은 기름이 보였고 자연스럽게 음식물 통과 일반쓰레기통을 살폈다.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는 되도록 빨리배출한다. 집안에 파리는 초대하고 싶지 않다. 마지막으로 안방으로 갔다. 안방의 키 포인트는 침대 밑 공간과 침구류다. 온 가족이 한 방에서 잠들면서 유입되는 먼지들과 드라이기 사용으로 여기저기 휘날린 머리카락은 나의 청소 욕구를 자극한다.

 



결정했다. 휴가 후 청소순서는 이렇다. 청소기를 이용한 먼지 흡입이 첫 번째다. 순서는 거실, 책장, 놀이방, 안방으로 정했다. 순서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왠지 이렇게 해야 순서에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먼지 제거 후 주방의 설거지와 싱크대 청소, 음식물 배출이다. 최근 들어 단지 내 음식물 쓰레기통에 발판이 생겨 찜찜함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화장실 청소다. 이렇게 하면 좀 더 쾌적한 한 주말(휴일)을 보낼 수 있다. 빼먹은 곳이 하나있다 소파 밑이다. 이곳도 핫 플레이스다.

 



청소 시작. 거실에 있는 카펫을 청소한다. 마음 같아선 침구류까지 들고 밖에서 팡팡 털고 싶다. 하지만 비가 오고 너무 습하기 때문에 먼지가 더 달라붙을 것으로 예상되어 일단 넘어간다. 눈앞에서 움직이는 청소기를 바라보며 가상의 구역을 그려본다. 맛살을 국수처럼 가르듯이 한 줄씩 청소한다. 그런 다음 거실 창가에서 시작해서 현관문 방향으로 청소기를 움직인다. 소파를 끌어낸 후 꼼꼼히 먼지를 빨아들인다. 거실을 마쳤으면 책장으로 넘어간다. 책장은 먼지가 가장 적은 곳으로 청소시간이 짧고 동작이 간결하다. 이어서 놀이방으로 넘어간다. 놀이방은 아이들이 널브러뜨린 작은 장난감이나 빨려 들어갈만한 장난감은 미리 치워두어야 한다. 미리 정리를 마치고 신나게 청소기를 구삭구석 밀어준다. 정리함 틈새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놀이방까지 청소하는데 20분 정도 걸렸다. 마지막 안방이 남았다. 가장 신경 쓰이는 침대 밑을 위한 청소다. 침대가 한쪽 벽에 붙어있는 상태라 양쪽에서 청소를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팔을 쭉 뻗어서 청소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그렇게 두 번 정도 반복해서 밀어준다. 바닥먼지 제거 작업은 이렇게 끝내고 이어서 설거지, 싱크대 청소와 음식물 배출이 기다리고 있다.

 



설거지는 그날 먹은 반찬의 종류와 가짓수에 따라 난이도가 변한다. 다행히 휴가철이라 지친 기색이 역력한 와이프는 간단한 식사로 아이들의 배를 채워주었다. 너무나 고맙다. 싱크대는 물이 마르지 않는 곳으로 물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자주 닦아준다. 특히 기름이 많은 음식을 먹은 후 배수구는 세제와 베이킹파우더로 꼭 닦아준다. 언제나 새것처럼 쓰고 싶다면 최소한 이렇게 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차례다. 신나게 움직여서 살짝 열도 나고 땀도 난 상태다. 겸사겸사 외출한다 생각하고 신나게 나가서 개운하게 버리고 온다.

 



집으로 돌아온 후 음식물통을 베이킹 소다로 세척하고 뒤집어 말려준다. 그다음 곧바로 화장실로 직행한다. 화장실도 물이 마르지 않고 항상 젖어있는 곳이기 때문에 매주 청소용품을 사용하여 바닥과 변기, 배수구를 깨끗이 청소한다. 특히 사내 녀석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변기를 매일 뽀득뽀득하게 청소한다. 청소용품을 바닥에 고루 도포하고 청소솔로 때를 벗기고 물을 시원하게 뿌려준다. 세면대와 욕조는 별도로 수세미를 구비해서 청소한다. 베이킹소다로 수전까지 닦아내고 세면대의 도기와 금속 이음새 부분은 작은 솔을 이용해서 물때를 말끔하게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헹굼 작업을 하고 바닥에 남은 물을 긁어내면 세척 단계가 마무리된다. 남은 건 건조다. 문을 활짝 열고 깨끗한 거실 카펫에 대자로 뻗어서 쉬어주면 마무리된다.

 



대충 해도 2시간 정도 걸린다. 나름 운동도 되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믹스커피 한잔으로 피로를 달랜다. 가족을 위한 청결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남편으로써 적극적으로 돕는다. 그래야 주말이 편해진다. 왜 그럴지는 각자의 상황과 판단에 맡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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