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가성비 좋은 햄버거 맛집!

솔트리오 2022. 10. 2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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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가 한참 지난 나이지만 주말은 늘 배고프고 에너지가 필요한 날이다. 앞으로 먼 항해를 해야 하기에 잘 챙겨 먹는 것은 필수다. 우리 삶의 필수요소를 의식주라는 세 글자로 표현한 건 정말 대단한 표현력이라고 생각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하면 한자의 필요성은 멀리서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정신없이 놀고 있는데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아이들과 놀고 있다 화장실 가는척하며 부엌으로 갔다. 프라이팬 위에서 어마어마한 것들이 빗소리를 내고 있었다. 부엌은 패티 굽는 소리로 가득했다. 아이들과 집에 있을 때 햄버거를 사 먹어 본 지도 오래됐다. 예전엔 햄버거 세 개면 충분했는데 이제는 세 개는 어림도 없다. 더군다나 사 먹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 만들어 먹는데 2만 5천 원 정도 예산이 소요됐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하게 먹을 수 있고 집에서 만들기 어렵지 않은 메뉴들은 가끔 아내가 만들어준다. 너무 고맙다.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감자튀김은 튀기지 않고 구웠다. 우리 집 막내도 먹어야 하고 건강이나 뒤처리를 생각하면 그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원한 콜라는 햄버거를 더욱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얼음과 만나는 순간 빗소리 같은 시원한 소리를 낸다. 근사한 한 끼가 차려졌다. 바닥과 최상층에 배치된 나무색의 빵만 봐도 군침이 돌았다.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보여주는 재주도 정말 중요하다. 나는 아직 멀었다. 앞으로 한참 더 연습을 해야 할 모양이다.

 

 

아내 : 오세요~

겸둥이들 : 와~(이럴 땐 행동이 재빠르다.)

 

 

더블 치즈 쇠고기 버거 셋트_아내 作

 

요새는 첫째와 막내가 먹방 주가를 올리고 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감자구이는 튀겨먹는 맛과 확실히 다르지만 이 또한 상당히 맛있었다. 입안에 가득 차는 감자의 부드러운 식감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식감을 예로 들면 브라우니다. 브라우니 같은 느낌의 뻑뻑하면서 입안 가득 차는 느낌. 특히 디저트가 그렇다면 너무나 만족스럽다. 6개의 버거 중에 나는 거의 2개를 먹었다. 아이들이 흘리거나 한 입씩 남겨둔 건 내가 먹었기 때문이다. 흔히 군대에서 짬타이거라 불리는 고양이의 역할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잔반을 처리하는 내 모습에 아내는 의문을 품는다. 

 

 

아내 : 잔반 처리를 하면 살이 찐다는데 자기는 왜 살이 안 찔까?.

본인 : 음식이 딴 데로 새는가 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잔반을 처리해도 살이 찌지 않는 이유는 우리 집 식단을 보면 알수있다. 우리 집 식단엔 기름진 음식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 햄 같은 가공식품은 물에 한번 데쳐서 기름을 빼고 음식에 간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비만을 유발하는 고지방, 고염분의 음식을 접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잔반 처리가 곧 살을 찌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남긴 음식을 항상 먹는 건 아니다. 남겨진 음식의 상태와 먹은 녀석의 건강상태(예를 들어 감기에 걸렸을 경우)에 따라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막내 음식은 남은 거라도 먹을 자신이 없다. 너무 뭉개져있기 때문이다. 식사 전에 아이들에게 어김없이 말해준다.

 

 

본인 : 배부르거나 못 먹겠으면 음식끼리 섞어두지 않고 잘 먹었습니다~하고 가면 돼요

큰 장난꾸러기 : 넵!

조금 큰 장난꾸러기 : 네에~

 

 

내가 잔반 처리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음식물 쓰레기가 적은 게 좋기 때문이다. 결혼 전부터 가족들과 집에서 밥을 먹고 나면 잔반이 거의 남지 않았다. 남겨두는 게 아까웠고 버리러 가는 게 귀찮기도 해서다. 결혼 전에 살던 곳의 음식물 쓰레기 통은 발판이 있어서 덮개를 만질 일이 없었다. 개수대가 바로 옆에 있어서 혹 만지게 되더라도 손을 씻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나 분리수거를 할 때 오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사는 이곳은 음식물 쓰레기통 덮개를 손으로 직접 열고 닫아야 하기 때문에 버리러 가는 횟수를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개수대도 없기 때문에 비닐을 한 개 더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비닐 없이 그냥 손으로 만지면 집으로 돌아갈 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기가 미안하다. 그러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서 만들어지는 쓰레기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잔반을 최소화하는걸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이유로 잔반은 되도록 남기지 않는다. 내가 집에서 밥을 먹는 날이면 잔반은 거의 없다. 하지만 평일은 거의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하기 때문에 평일의 잔반은 자연히 더 생긴다. 그렇다고 잔반을 없애려고 퇴근 후에 잔반을 먹으러 갈 순 없지 않은가. 내가 정말 짬타이거가 된다면 잔반 없는 집을 만들 수 야 있겠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

 

 

오늘은 막내와 함께 맛있는 햄버거 맛집에서 푸짐하게 먹었다. 막내는 감자구이를 한 개씩 손에 쥐고 오물오물 먹었다. 너무 귀여워서 정지상태로 바라봤다. 모든 부모에겐 잘 먹고 자는 아이의 모습이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오늘도 맛집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 잘 먹었으니 그다음 일은 무엇일까. 열심히 뒷정리하는 것이다. 여하튼 오늘 점심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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