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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미술관-2] 집중력과 정서안정에 좋은 미술놀이

솔트리오 2024. 1. 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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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던 겨울날 우리 집 강아지들은 집에 있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콧물이 줄줄. 날 좋고 밖에서 활동하기 좋은 날에 앞서 자주 이런다.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려 들면 날이 우중충하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보이거나 하는 것처럼. 집에서 보내는 일상은 비슷하다. 집엔 TV가 없어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노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초등학생 첫째 귀염둥이는 가장 먼저 일어나 책방에서 조용히 책을 본다. 그러고 보니 보던 책만 보는 줄 알았는데 책방에 있는 책들은 거의 다 봤다고 한다. 수천 권의 책들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꽤 많은 양의 책들이 있는데 거의 다 봤다고 한다. 내가 잘 모르는 책의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거나 재미있었던 부분이 있었냐고 물어보면 대답을 잘 안 할 뿐이다. 잘하고 있으니 더 이상 피고 한 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7시면 다 일어나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아침 일찍 일어날진 모르겠지만 시끄럽게 싸우고 있지 않으면 앞으로도 쭉 이렇게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 하긴 작년 가을엔 온 가족이 8시 전에 일어나 간식거리 조금 챙겨 조깅을 하러 나가기도 했다.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것도 좋지만 이른 기상도 생각보다 괜찮다. 진짜 미라클 모닝은 평일보다 주말이 아닐까.

 

▣ 미술놀이로 집중력 높이기

 

외출을 하지 못하는 귀염둥이들은 넘치는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몰라 우당탕탕 뛰고 장난감을 헤집고 다닌다. 통제하려 애쓰면 서로 지치기 때문에 절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한 가지는 미술놀이다. 종이와 크레파스 또는 사인펜 같은 도구를 활용해서 아이들이 갑작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며 즐기는 시간을 만드는 거다. 아이들이 처음부터 어떤 대상을 그리거나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지는 않았다. 따라서 그리고 낙서를 하면서 자유로움을 누리다가 어느새 궁금해하는 한 두 가지 대상을 찾게 된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아무 말 없이 집중해서 그리고 색을 칠한다. '우당탕탕' 막내 귀염둥이도 형아들을 따라 크레파스 한 개를 쥐고 종이 위에 탕탕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둘째 귀염둥이(왼쪽) & 첫째 귀염둥이(오른쪽)

 

생각보다 오랫동안 미술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몸을 베베 꼬기 시작하면 미술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다 사용한 것이다. 자기가 사용한 도구들은 각자 정리를 하고 간식을 먹자고 제안한다. 다른 건 몰라도 간식은 어른 아이할 거 없이 모두가 즐거워하는 시간이라 정리를 하는 시간도 상당히 빠르다. 미술놀이와 간식으로 집중력을 높이는 시간을 보낸다.

 

첫째 귀염둥이

미술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부분은 정밀함이다. 선안에 색을 칠하려 끝까지 집중하고 모양에 맞추기 위해 두 손을 요리조리 움직인다. 잘 안된다며 칭얼거리기도 했지만 반복을 하니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제는 나름대로의 요령이 있다며 설명도 해준다. 미술시간이 그냥 그림을 그리고 가위질하는데 끝이 아니고 나름대로 그림을 소개해보길 제안한다. '어떤 그림인지', '언제 봤는지', '다음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이름을 지어주면 어떨까', '날짜를 써서 기록하고 다음에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 무심코 지나갈 수 있지만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너무나 많아서 미술이 끝나도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다.

 

▣ 대화가 필요해

 

간식을 먹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도 나눈다. 내가 주로 궁금해하는 건 아이들의 마음이나 기억이다. 간식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짧게나마 아이와 깊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이 신경 쓰인다.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방법은 대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간식을 활용해서라도 아이들과 소소하게 대화하는 시간은 내게 너무 소중하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다가도 "더 커서 아빠랑 아침운동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자"라고 한다. 땀 흘리는 운동과 맛있는 음식은 유쾌한 대화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행복한 기초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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