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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미술관-3] 일취월장

솔트리오 2024. 1. 3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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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하는 힘

늦은 귀가 후 도롱도롱 자고 있는 둘째 귀염둥이를 봤다. 여전히 아기처럼 예쁘고 통통하지만 세 살이었던 그때의 통통함과는 확연히 달랐다. 어느새 이렇게 컸다. 그림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 첫째보다 말도 빠르고 걷기도 빨리 걸었던 둘째다. 대화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빨랐다. 인형과 대화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육아를 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이제 좋고 싫고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어서 커가는 게 눈에 보인다. 궁금한 것도 많아지고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고 이제는 막내와 다투기도 한다. 다투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지만 싸우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화해하는 과정도 하나의 성장이다. '화'라는 감정도 중요하기 때문에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나도 연습한다.

 

객관적으로 미술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확실하게 느낀 건 귀염둥이가 선택하는 힘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림실력을 키우려고 가는 것보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그림이든 본인이 만족스럽고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보는 나도 만족스럽다. 특히 둘째 귀염둥이에게 너무 고마운 건 무조건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형아나 동생이 자기보다 맛있는걸 조금 더 먹거나 어딜 가도 "다음에 같이 가면 돼"

 

 

▦ 기록하기 정리하기

기록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면 지난날과 현재를 비교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얼마나 잘했나 못했나 가 아닌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그때는 어떤 모습으로 있었을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그림 편지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 아이와 같이 놀 때 늘 묻는 질문이 있다. "지금 기분이 어때?", "아빠랑 여기 왔던 거 기억나?". 같은 장소에 있어도 활짝 웃던 어릴 적이 있었고 땀 흘리며 뛰어노는 훌쩍 커버린 모습이 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장모님이 그런 말을 하셨다. 장모님은 지금도 가끔 사진을 현상해 놓으신다. 아무 때나 하는 건 아니고 인상 깊은 날 찍은 사진 몇 장을 현상하셨다.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건 편하고 좋은데 너무 많이 찍으니까 나중 되면 오히려 안 보게 돼". 이런 말씀을 들으면 "요즘에"라는 말은 전후사정은 뒤로한 채 신구를 가르는 경계선을 만드는 것 같았다.

 

 

귀염둥이가 그려놓은 그림을 언제까지 보관할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셋이기 때문에 각자의 작품을 쌓아두면 매년 엄청난 양의 작품이 집안에 차오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다 보관하기엔 어렵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일기장처럼 기록을 한다. 물론 용량의 서버가 존재해야 하는 환경적인 문제가 있지만 두 가질 모두 만족하기 위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이들의 작품을 방치해 두었다가 버리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둘째가 미술활동을 할 때 선생님은 사진을 몇 장 찍어서 보내주신다. 그 모습이 이 그림과 겹치면서 조그마한 손의 움직임과 마음이 눈에 보여 감상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제 막내도 어린이집에 다닌다. 집에만 있던 귀염둥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곧 요 녀석도 형아들처럼 미술과 창작활동을 하고 집으로 들고 올 거다. 형아들이 만들어 놓은 퍼즐이나 장난감은 손쉽게 부셨던 녀석인데 자기가 만들어 온 것도 똑같이 다룰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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