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우리집 작가들

솔트리오 2023. 1. 1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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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인지 비인지 구분이 안 가는 눈비로 촉촉한 주말. 어김없이 아이들의 간단한 아침식사 준비와 분리수거로 하루를 시작한다. 생각보다 분리수거할 것들이 많았다. 밖에서 분리하면 춥고 시간도 오래 걸리니 집안에서 확실히 먼저 분리하고 나간다. 일요일이 되면 이번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대강 짐작이 간다. 배달음식이 많은 경우 육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나 또는 아이들이 얼마나 일찍 잠들었는지 야식의 동향을 알 수 있다.


매주 보는 분리수거장이지만 쓰레기양은 항상 많다. 육아에 치이듯 우리가 사는 지구도 늘 수많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로 지쳐있는 건 지구와 나의 한 가지 공통점이다. 그래도 주기라는 게 있다. 하향이 있으면 상향이 있다. 이번주 주말은 어쩐 일인지 상당히 평화로웠다. 심지어 아이들이 너무 갑자기 커버린 거 아니야라는 대단한 걱정까지 했지만 사실 그 정도의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분명한 건 점진적인 성장과 발전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평화로움을 만드는 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의 그 이유는 아래에 정의되어 있다.


예술 藝術 :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 공간 예술, 시간 예술, 종합 예술 따위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 이번 주말은 나와 막내를 제외한 모두가 예술성을 마음껏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들어 아내는 그림 그리기에 몰입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마음치유를 위해서 시작하지만 하다 보면 승부욕이 생겨서 끝까지 다 하고 마는 아내다. 그런 아내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를 꺼내고 예술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그다음은 엄마를 본 첫째가 동참했고 그런 형을 본 동생 둘째가 뒤를 이었다. 막내는 무언가를 입에 넣고 있었다.


육아 서적이나 글귀에서 많이 다뤄지는데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것이다. 정말로 부모의 태도에 따라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아이들이 긍정적인 생각의 뿌리를 뻗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미술시간이다. 사실 아이들은 오늘뿐 아니라 생각보다 오랫동안 예술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오늘은 심지어 둘째가 글씨도 따라 그렸다. 대단한 녀석이다. 너무나 놀랍고 귀여웠다. 매주 미술놀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점수가 목표가 아닌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즐거웠을 것이다.


예술활동 시간에 나는 막내 기저귀를 갈아주고 같이 놀다가 남은 설거지와 주방 청소를 했다. 청소를 하다가 힐끔 쳐다보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든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토요일까지 연이은 출근에 나를 찾을 법도 했지만 그림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예술시간과 간식시간은 확실히 어지러움 증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놀이시간에 터져 나오는 귀염둥이들의 큰 목소리와 우는 소리 싸우는 소리 우당탕 소리... 예술을 장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드디어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세명의 작가들이 비슷한 시간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했다. 사실 조용함을 선물해 준 아이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아래 사진은 내가 만난 작품의 순서다.


by 1번 귀염둥이 작가님

by 1번 귀염둥이 작가님

by 아내 작가님

by 아내 작가님

by 2번 귀염둥이 작가님


미술작품 감상이 즐거운 건 작가와 관객사이의 교집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은 교집합이 많다고 같은 팀이 되는 것도 아니고 교집합이 없다고 서로를 절대 비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존중이 가능하다. 미술을 감상하기 위해 가만히 작품에 몰입하는 이유가 그런 것 같다. 서로의 차이를 말하고 나누는 순간 둘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강한 결합력이 생긴다. 아이들과 작품에 대한 기나긴 이야기를 하진 못했지만 너무 기특하고 귀염둥이들이 정말 예뻐 보였다. 둘째의 작품도 귀여웠다. 형아랑 매일같이 싸우다가도 잘 어울리기도 하는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 의자에 앉아서 색칠 놀이를 하다니. 색칠 놀이 후에는 글씨 쓰기 책을 가져와서 따라 썼다. 글자 따로 말 따로지만 기특하다. 속도가 느리고 삐뚤빼뚤하게 가지만 바르게 잘하고 있다.


작품 전시회를 마친 후에 간식시간을 가졌다. 감말랭이가 오늘의 간식이다. 너무나 행복해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많이 담아두고 나는 화장실 청소를 위한 비장한 마음을 다졌다. 나만의 정신수양 시간이다.


행복한 주말 뭐 별거 있는가. 작은 한 가지에서 큰 행복을 얻은 게 최고 행복이라고 정의하기에 충분했다.


매일 야근하는 아빠를 보고 싶어 할 거란 생각을 하며... 귀염둥이들 아빠 보고 싶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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