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1월 식단_9일~13일

솔트리오 2023. 1. 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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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의 시작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누군가와 직접 경쟁을 하는 중에 받는 감정으로 와닿는 치열함 보다는 자신과의 치열함이 컸다. 1월 내내 야근을 달고 산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사무실이 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먹고살기에 바빠 잊고 지나치는 건 없는지 출퇴근길마다 생각한다. 우리 가족들은 잘 있는지 전화도 하고 곧 진급시험을 보는 친구에게 응원도 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편안해졌다. 특별히 어딘가를 다년 온 것도 아니고 휴식을 가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걸 전화 한 통으로 깨달은 것이다. 매일 '검토해 주세요', '확인해 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게 아닌가 싶다. 언제부터 삶이 챗바퀴처럼 돈다고 느껴졌을까. 사회생활의 초기엔 두려울 게 없었고 귀찮은 게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힘들어도 다 이런 거구나 하는 식으로 달려왔다. 요령이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엔 다시 내게 돌아온다. 내 믿음이 그렇다. 지금이 조금 뒤처져 있는 것 같고 힘들어도 삐딱선을 타고 가지 않는 이상 긍정적인 에너지와 결과물로 돌아온다.

 

 

어렸을 때 너무 뚱뚱해서 걱정, 공부를 못해서 걱정, 취직을 못해서가 아닌 이상한 곳으로 해서 걱정. 우리의 삶에서 가장 생산성 있는 걸로 따지면 걱정이 1순위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릴 땐 너무 뚱뚱해서 걱정이라는 소릴 많이 들었지만 좋은 친구덕에 그 뚱뚱함이 모두 키로 갔다. 그렇다고 모델처럼 키가 큰 건 아니다. 공부를 못해서 걱정인 건 부모뿐 아니라 자존감의 문제까지 영향을 줬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차라리 그때 안 되는 공부를 억지로 붙잡고 있을게 아니라 공부를 잠시 내려놓고 무거운 걱정들을 날려버리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건 나이를 조금만 먹어봐도 알 수 있다. 이상한 곳으로 취직이 걱정이었던 건 이 회사의 사장이 놀부 같았기 때문이다. 정말 동화책에서 보던 놀부처럼 생겼다. 심보도 놀부와 비슷하다. 똑같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 혹독한 곳에서 3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나와서 보니 그 회사는 이상한 회사였다.

 

 

지나고 보니 그 걱정들은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도 않았고 상상을 너무 크게 한 탓에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현재에 있으니까.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있기 때문에 미리 걱정해서 두려움을 살 필요도 없고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지금 내가 무엇을 먹고 생각하는지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회사에서 일할 때도 세상에 너무나 많은 걱정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서 가져오라는 것인가. 그렇다고 높은 분들이 걱정하지 말고 추친해봐 하는 선봉장도 없다. 매일 일기를 쓰는데 최근에 그 시간이 가장 즐겁다. 속이 후련하고 한 글자씩 채워가는 기분이 비워진 내 시간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한창 운동했을 때 하루라도 운동을 안 하면 이상함을 느끼듯 하루에 어떤 내용이든 글을 쓰지 않으면 마음 한 구석이 간지럽다. 작년 11월부터 바쁨의 엔진을 켰다. 올해 3월까지는 엔진의 열을 식힐 새가 없을 거라는 계획이 나왔다. 투덜대면서도 불현듯 이때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즐거운 식단

늘 밥 먹는 시간은 기다려지고 즐거운 시간이다. 일을 많이 하고 신경을 많이 쓰면 입맛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 살만한가 보다. 이번주는 국물을 남겨놓지 않았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흡수가 빠른 따듯한 국물음식이 생각난다. 오늘도 그랬다. 매일 아침 뚝배기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는 할 수 없기에 그 생각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 이번주의 기억에 남는 맛은 양평해장국과 톳무침이다. 양평해장국은 술을 드시는 분이라면 아실 것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맛과 뜨근함이 술 해독으로 지쳐있는 몸에 보약이 된다. 술을 먹지 않아도 보약 같다. 그날 방문했던 양평해장국의 가격은 8,000원이었다. 후회하지 않을 지출이었다.

 

 

두 번째 음식은 톳이다. 오독오독한 식감이 매력적이고 몸에도 좋다. 개인적으로 해조류도 좋아한다. 어느 정도 인지 말하자면 아내의 출산 후 아내가 건강해서 좋았고 또 하나는 미역국을 실컷 먹을 수 있어서였다. 삼시 세끼를 먹었는데 그때마다 맛있다고 아내가 먹을 몫까지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내게 흔쾌히 미역국을 양보했던 아내의 그때가 떠오른다. 해조류는 바쁘고 쉴 틈 없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장점을 담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빈혈예방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나 혈압이 높은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 팀원에게 추천하는 메뉴다. 특히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입장에서 해조류는 특히 필요한 식재료로 생각한다. 톳밥도 맛있다. 일본사람들이 참 좋아했다는데 이것도 장수의 비결이지 않을까. 얼마 전에 읽은 기사가 있는데 해조류가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아주 잘한다는 것이다. 나무처럼 말이다. 지구환경을 변하게 만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 해조류 양식을 장려하면서 값이 어느 순간 많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한다. 우리 몸에도 좋은데 지구의 환경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맛있는 음식, 따듯한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이모님들 감사합니다. 늘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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