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태권! 첫 발차기가 시작된 날!

솔트리오 2022. 9. 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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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태권도 학원에 첫발을 디뎠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는 노란색 도복이란다. 노란 도복에 하얀 띠가 잘 어울렸다. 집에서는 그렇게 커 보였던 첫째는 작고 귀여웠다. 멀리서 보면 병아리리가 두리번거리며 열심히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태권도장에서 또래 친구들과 같이 운동하고 땀 흘리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본인도 굉장히 만족스러워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빠와 같은 회사를 다니고 같은 군대를 가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태권도 관장님이 되는 게 꿈이란다. 자기의 미래를 여러 가지로 생각하는 물꼬를 터준 것 같았다. 그러면 열심히 해야지 하고 응원했다. 대화를 조금 더 해보니 관장님은 어떻게 되는 건지, 검정띠를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관장이 되면 뭘 하는지에 대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히 띠의 색깔에서 가장 많은 대화가 이루어졌고 최근 유행하는 포켓몬의 능력과 힘의 순위를 매겨가는 얘기도 했다. 시끄러웠지만 첫째와 이런 대화는 즐겁다.

사실 태권도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은 아이가 바라는 것도 있었지만 하원 후에 넘치는 에너지를 해소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7살이 되더니 그들만의 세계에서 퍼져있는 분위기를 풍기기에 바빴다. 말투는 물론이고 더 과격해졌다. 그 모습에 나도 과격해져 때로는 대화도 잘 안되고 자꾸만 혼을 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막상 집 밖에서 아이를 보니 너무나 작은 아이로 보였다.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나만의 테두리에 너무 가둬놨구나 하는 미안함이 깊이 새겨졌다. 게다가 조용하고 낯선 곳에서는 까불지도 않는다.

퇴근 후엔 항상 첫째에게 먼저 인부를 묻는다. 오늘은 어땠냐는 질문에 앞구르기, 옆구르기를 배웠다고 한다. 첫째의 매력은 이런 데서 나온다. 어설프지만 눈 빛이 초롱초롱하는 순간 말이다. 사실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은 누가 뭐래도 자는 모습이다. 육아맘, 대디라면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조금 더 크면 등산도 같이 갈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아빠와 등산했던 즐겁고 상쾌했던 기분을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다. 둘째 녀석은 잘 따를 것 같은 기분이지만 첫째는 지금부터 유대관계를 두텁게 하고 등산 후엔 맛있는 음식이 기다릴 거란 기대를 심어줘야 할 것 같다.

가장 듬직하고 엄마 아빠를 잘 따라주는 우리 첫째가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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