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_갑진년/읽고써봐요

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 - 한비자

솔트리오 2024. 2. 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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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한비자를 모르면 40대는 쥐구멍이나 헤멜 것이다. 이 문장에서 콕 찝히는 부분은 30대라는 말이었다. 내가 지금 30대이고 곧 40대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한비자라는 인물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인지 궁금했다. 나름 진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에 한비자를 알게 되어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작년 겨울에 알게 됐다. 덕분에 나름 마음이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한비자를 먼저 알게 된 건 아니었다. 뭐랄까 삶의 허무함과"나에게 행복이란" 질문을 시작으로 철학에 관심이 생겼고 순자와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한비자라는 이름을 듣게 됐다. 20대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나는 잘 살고 있는가",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30대가 되어 나에게 묻기 시작했고 40대가 가까워질수록 그에 대한 답을 하나씩 가지 치듯 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이 그렇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을 조금 세심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순자나 한비자는 기원전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생각을 읽어보면 현재 일어나는 일과 그때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언젠가 일어날 법한 미래를 미리 겪어보는 이색적인 기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다 읽겠다"는 처음의 마음에서 체하지 않게 음식을 천천히 먹듯 느긋하게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보다는 생각하는 재미를 만들어준다. 때문에 천천히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하루 10분만 읽고 생각하기를 한 달 정도 반복해도 또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예전의 자신과는 달라진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책의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여러 번 읽어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속도에 목마른 현대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될 수 있어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출장을 제외한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매일 읽는데 그때마다 새롭고 즐겁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책 속의 상황이 내 주변 또는 직접 겪은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내용이 있지만 가장 와닿은 내용은 행복과 불행, 위기와 기회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마치 동전의 양면 또는 빛과 어둠 같은 의미로 해석했다. 살다 보면 항상 좋은 때만 항상 나쁜 때만 있는 건 아니다. 좋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서로 혼합되어 있을 뿐이고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한 가장으로서 살고 있는 지금도 과거와 똑같이 좋은 때와 싫은 때가 뒤섞여 있다. 다만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그 두 가지를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을 뿐이다. 그럴 수 있고 천만다행이고 네 덕분이 다하며 살아가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다는 것이다. 행복에 관한 내용을 다 읽고 나니 정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급변하는 사춘기를 떠올려보면 부러운 친구들 뿐이었다. 공부를 잘하고 운동을 잘하고 말을 잘하고 이성친구가 많고 외모가 출중하다는 온갖 이유를 대며 나를 깎아내렸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에 남은 친구들의 모습은 성인이 된 후 사회에 들어와서 많이 달라졌다. 과거의 모습과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런 친구들이 몇몇 있었지만 이제는 그 친구들이 나의 모습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부러운 건 한 끝차이인 것인가. 사회로 나오니 자연스레 삶에 새로운 굴곡이 생기고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세상에 닿는 면적이 넓어진다. 어찌 보면 지금이 어렵다고 탓할 필요가 없었다. 반대로 지금이 너무 좋다고 노력을 게을리해서도 안된다. 언제나 늘 자신에게 맞는 정도를 지켜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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