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원하는 바가 명확하다면

솔트리오 2022. 9. 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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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대박이더라 자기네들 요구 들어주라고 목숨까지 걸면서 버티다가 결국엔 원하는 금액 거의 다 받아냈잖아"

오늘자 점심시간 대화 내용이다. 참 씁쓸하다. 노조의 농성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는데 이걸 대단하다고 봐야 할지 아니면 세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집단이라고 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나는 노조의 편도 회사의 편도 아니라서 말이다.

경제적인 부가 최고인 세상.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세상. MZ세대가 존재하는 세상이다. 미디어가 보여주는 멋짐과 에너지보단 나만의 즐거움을 찾으려 뒤늦게 이곳저곳을 서성이고 있다. 내게 세상은 너무나 어려운 곳이다. 레벨이 높아도 보스 캐릭터 상성에 맞물려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윗이 되기도 해서 커다란 골리앗을 쓰러뜨리기도 하는 세상이다.

나는 지금 어떤 처지에 있을까. 다윗은 확실히 아니고 그렇다고 레벨이 높은 것도 아니고. 내가 사는 이유라 하면 가족과 나를 위해?!. 아 뭔가 한참 부족하다. 담백한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했는데도 싱겁다고나 할까. 소금을 좀 치고 싶은데 그럴만한 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 회사가 바쁘면 좋다는 부모님의 말에 어느새 나도 그 말을 버릇처럼 하고 있지만 강약 중강 약 리듬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러고 있다. 내일도 이러고 있으려나. 전철을 타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니까 오늘 내가 고생 좀 했구나 하는 착각이 든다. 이런 식의 하얀 거짓 상황이 나를 위로하는 건가.

전철은 오늘도 잘 달린다. 밖에 보이는 불빛이 유튜브 영상처럼 멍하니 보게 만든다. 매일 같은 일상 같은데 자세히 파고들면 뭔가가 다르다.

아내가 사진을 보냈다.

전화 : (지잉)
아내 :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 ...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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