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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작업이 저장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저장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해가 되는가. 설명되지 않았다. 따듯하게 옷을 입었음에도 등에서 짜릿한 한기가 퍼져나갔다. 너무 허무했고 화가 남을 느꼈다. 하나 그 누구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나에게 화가 났으니까. 작지만 압축된 탄식이 작게 터졌을 뿐이다. 허무한 기분 허공으로 손이 뻗쳐나갔다. 얼굴로 돌아와 올라오는 검붉은 화를 쓸어내리려 한다. 누구의 잘 못도 아니다. 내가 그랬을 뿐이다.
진짜 경험은 이런 건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컴퓨터를 끄고 켜도 변하지 않는 상황. 혹시 모를 자동저장이란 기대에 기대어 보려 등을 대지만 내 등을 받쳐주는 힘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기계는 감정이 없다고 하지만 원한다면 무생물에 도 감정을 입혀놓을 수 있다. "얘 왜 이래?" 밉고 화나고 서운한 감정은 눈앞에 말없이 있는 컴퓨터에게 퍼져나갔다. 반응이 없는 기계.
시간이 흘렀다. 끓어오르며 뜨거운 증기를 뿜던 감정은 식어갔다. 긴 호흡으로 뜨거운 온도를 내려주고 공중에 붕 떠서 땅을 밟지 못했던 감정이 안정을 되찾았다. "화 내서 뭐 하냐 돌아오지도 않는걸".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나를 자책할 필요도 없었다.
후...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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