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2월 식단_1일~3일

솔트리오 2023. 2. 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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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 생긴 변화

 

시간은 잘 흘러간다. 예상대로 잘 흘렀다. 바쁜 이유도 있고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은 탓이 크다고 본다. 2월은 우리 집에 많은 변화가 있는 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과 잠자리의 분리다. 얼마 전 까지는 한 방에서 다 같이 잤다. 아내와 막내는 침대에서 나머지 셋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잠을 잤다. 내가 가운데 눕고 양옆으로 첫째와 둘째가 누워 잔다. 서로 가운데에서 자겠다는 싸움을 중재한 결과다. 잠들기 전 책 보기에 좋고 겨울엔 양 옆에서 살며시 들어오는 냉기를 막아준다. 이불을 덮어줘도 걷어내고 이불을 덮지 않고 자도 별 탈이 나지 않는 귀염둥이들이다. 잠자리 분리를 이제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와 둘째가 함께 잠들기엔 서로 불편함을 많이 느꼈다는 것과 침대를 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따로 잠들기 연습한 지 10일 정도 됐다. 1,2번 귀염둥이 둘이 놀이방에서 따로 잔다. 첫째는 잠드는 속도가 정말 빠르다. 둘째는 너무 느리다. 둘째는 형아가 먼저 잠 들고나면 무서웠는지 가끔 새벽에 깨면 내 옆에 조용히 와서 잠들기도 한다. 너무 귀엽다.

 

> 잠자리 분리와 집의 구조

잠자리 분리를 위해 2층 침대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집의 몇 안 되는 가구들은 대부분 원목이다. 아이들의 피부를 위해서 선택한 것이다. 피부에 덜 자극적인 가구를 택하기 위해 원목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매장 위주로 방문했다.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MDF소재의 가구를 사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구성과 디자인을 찾으면 저렴하다고 할 수도 없었다. 잠자리 분리가 나와서 말하지만 인터넷에서 잠자리 분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다. 기억에 남는 건 자기 주도적 성향이 생기는 4세를 추천하는 것과 태어나자마자 분리하는 두 가지로 봤다. 많은 글에서 추천하는 시기에 맞게 침대를 살 수도 있었다. 당시 문제는 내 소유의 집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세와 월세를 살다 보니 이사비용과 복비가 만만치 않았다. 큰 짐들이 생기면 이사비용이 올라갔고 가구의 내구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여러 차례 이사를 다니다 보니 득보다는 실이 늘어났다. 집을 사고 마지막 이사를 하면서 우리는 TV, 냉장고, 장롱을 모두 처분했다. 그 결과 우리는 2층 침대에 대한 고민을 심도 있게 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본 집중적으로 구경한 매장은 안데르센, 펀우드, 피노키오, 일룸, 한샘이다. 우리의 상황을 고려할 때 1층은 놀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2층만 침대가 있는 구조를 보고 있었다. 셋이 책을 보기도 좋고 가끔 막내도 책을 보기 때문이다. 1,2층 모두 침대인 경우 1층에 모두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를 들며 벙커침대를 구매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집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침대가 보이게 된다. 아래의 조건으로 따져보기 시작했다.

 

  • 답답해 보이지 않는 침대가드
  • 4개의 주 기둥이 둥근형태
  • 사다리보다는 계단을 이용한 이동
  • 색상은 화이트톤
  • 가드의 높이가 너무 낮지 않을 것
  • 가격은 200만 원 초반

아직도 고민 중이다. 이번주 주말에 궁금했던 실물을 한 번 더 보고 결정할 계획이다. 우리 귀염둥이들이 2층 침대를 보고 얼마나 좋아할까.

 

 

언제나 감사합니다!!.

> 이번주 기억에 남는 메뉴

에너지를 충전해 준 멋쟁이 식단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갈비찜이다. 달달한 갈비찜은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외국인들이 갈비찜을 맛본다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뼈와 살이 쉽게 떨어지는 모습만 봐도 군침이 돈다. 입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그 맛을 상상해 버렸다. 입에 들어갔을 땐 이미 그다음 갈비를 지켜보고 있었다. 부드러운 식감을 잘 살렸고 무엇보다 상추무침과 흰쌀밥의 조화가 너무 훌륭했다. 갈비 한입과 상추무침을 먹다가 고기만 떼어낸 후 밥과 함께 먹기를 반복했다. 어릴 땐 고기만 먹는 게 좋았다. 채소는 집에서 얼마든지 먹는 반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기를 먹은 만큼 채소를 먹는다. 고깃집을 가면 쌈으로 먹기보다 파채나 부추무침으로 입안을 씻겨준다. 다음에 들어올 고기도 처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기의 식감, 향, 육즙을 오랫동안 즐기려면 채소의 섭취가 꼭 필요하다. 채소를 곁들이면 고기를 먹은 만족감도 높아진다.

 

 

열심히 운동과 사랑에 빠졌던 시절엔 어떤 고기든 많이 먹었다. 운동을 하면서 느낀 건 몸의 성분이 바뀔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소화력이 좋아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 사실을 인지한 후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음주량도 조금 늘었고 회복속도도 조금 빨라진 기분이었다. 어떤 원리에서 그랬는지는 더 알아봐야겠으나 적절한 운동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은 자명하다.

 

 

음식을 먹으면서 또 하나의 재미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떡국을 보면 명절날 큰집에 온 가족이 모여 좁게 앉아서 먹었던 따끈하고 진한 떡국이 떠오른다. 오리고기는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오리고깃집에 밥을 먹으러 갔던 기억도 난다. 기록을 하면서 느껴지는 장점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스쳐가는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준다. 과거엔 그 어떤 기록도 하지 않았기에 그때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흔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하나씩 사진으로 남겨두면서 과거에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보는 연결통로가 되고 있다. 음식의 모습, 맛, 향기, 분위기 인간이 느끼는 수많은 정보들을 우리는 숨을 쉬듯 아무렇지 않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날의 음식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건 수많은 정보 중 한 가지를 남겨두기 위한 노력이다. 한 주마다 기록하는 이 글은 '주간일기'다. 물론 상황에 따라 매주 같은 날에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밀리긴 할지라도 조바심 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글을 마치며

 

올해 들어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8시 30분 정도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야 회사에서 일상처럼 야근을 해왔다는 것이다. 2월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6시 즈음 아내에게서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으면 귀여운 둘째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언제 오냐며 귀여운 말투로 묻는다. "귀염둥이 미안해~ 아빠 오늘도 늦게 들어가요"라고 하면 둘째는 준비한 것처럼 대답한다. "아빤 맨날 늦게 오니까 멍청이~똥개 똥꼬야~!"라고 속상함을 표현한다. 귀여운 둘째의 삑삑거리는 목소리와 멀리서 막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화기 너머로 울지 않고 귀여운 목소리를 듣는 날이면 마음이라도 조금 놓인다. 울음소리가 넘쳐나는 전화를 받으면 미안하고 내가 무언가 잘못한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씁쓸한 기분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감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면서 불필요한 감정은 없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독 또는 약이 된다. 속상한 기분일지언정 이 기분이 훗날 좋은 약이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나저나 오늘도 우리 똥개는 11시에 자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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