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22년도 12월을 보내며

솔트리오 2023. 1. 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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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의 아침이다. 변함없는 듯 보이는 멋진 자연의 작품이다. 22년의 마지막이라는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멀리 바라다 보이는 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허공에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얼마나 뚝심 있게 살아왔는가'. 부지런해진 부분도 있고 나태해진 부분도 있다. 빛과 어둠처럼 한쪽만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인생도 그렇다. 잘나거나 못나거나 누구나 좋고 나쁜 건 모두 가지고 있지만 차이가 드러나는 건 사고방식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의 대단함은 자기 계발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평생숙제다. 상황을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이든 사람이든 무엇인가에 떠밀리거나 쫓기듯 살다 보면 긍정적인 상황마저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저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인생을 돌아보는 게 후회스럽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것이다. 연말이 되면 반복적으로 듣는 말이 있다. '내 나이가 벌써 00 살이네~', '돈은 언제 모으나~'. 직장생활 초기에도 당시 과장님 부장님께 들었던 말이다. 항상 시간에 쫓기고 돈을 쫓는 둘레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신기한 건 내 주변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기운을 느낀 건 거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준 것도 아니다. 21년에서 22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그랬다.

 

 

아주 미약한 변화라고 하지만 올해 2022년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말로는 '잘 될 거예요,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라고 말을 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고 부정적인 말을 뱉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밝은 이미지의 말이 낫지 않은가. 예능프로그램도 그렇다. 상황이 좋지 않아도 반대로 말하는 상황이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다. 방송이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이미지도 조금은 달라 보인다.

 

 

인생에서 속도의 중요성보다는 꾸준함의 중요성이 내게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3년도에도 꾸준함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23년도가 아니라 평생을 가져가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느낀 건 참 잘한 일이다. 20대에 느꼈으면 좋았겠지만 성실함이 내 몸에 흡수되기보다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표면에만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것도 받아들이는 때가 있나 보다. 이 마음으로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12월 나의 걸음.

 

11월에 비해 걸음이 많이 줄었다. 추위가 찾아왔다는 증거다. 운동량의 부족함을 느끼는 건 얼마 전 마트에 다녀오면서 알 수 있었다. 연말 분위기를 위해 오랜만에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그 지역사람들이 모두 모인 듯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얼마 전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도 생각났다. 멀리 돌아가더라도 안전을 위해 그나마 한적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동네 사람들을 다 볼 수 있을 것 같은 복잡한 이곳에서도 귀염둥이들은 신나게 돌아다닌다. 귀염둥이들과 마트에 오면 손이 부족한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말과 새해맞이를 위한 장보기에 돌입했다. 마트가 원하는 모습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마트방문이 오랜만이라 그랬을까 마트 안에서 판매자분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재래시장 못지않은 인심으로 시식을 제공하는 것 같았다. 우리 귀염둥이들은 지나가면서 하나씩 넙죽넙죽 받아먹는다. 아이들이 마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케팅의 기술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그래도 재래시장이 주는 분위기와 가게 사장님이 풍기는 분위기는 범접할 수 없다. 아무래도 직원으로 일을 하는 것과 오너로써 일하는 것이라 그런 걸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재래시장은 앞집 옆집 건너편 집과 상생하는 느낌이 강하다면 마트는 자기의 제품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강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잦은 강추위의 습격이 생기면서 차량이용이 많아졌다. 몸은 편해졌지만 고질적인 주차난을 피하기 위해선 더 빠르게 집을 나서야 하는 건 감수해야 했다. 편해지는 만큼 수면시간을 줄여야 주차난을 피할 수 있다. 참고로 동생은 집에서 회사까지  10분 정도 걸어서 출퇴근한다. 점심을 집에서 먹고 복귀할 정도니 기가 막힐 정도의 회사위치 아닌가. 교통비가 단 한 푼도 들지 않는다. 비용적인 면에서 부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만의 장점도 있다. 대중교통 이동시간에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12월 감사 식단.


올 12월도 푸짐했다. 잘 먹고 기록하고 열심히 일하고 조금 부지런을 떨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완전한 습관이라고는 못하겠지만 2분기 정도 쌓인 기록의 의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주위에선 어디 멋진 식당도 아니고 맨날 먹는 밥인데 뭐 하러 사진을 찍냐고 이해하지 못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곤 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오색찬란한 무지갯빛 식단이 말해주는 하루의 의미와 부지런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말이다. 음식사진에 정을 들이는 중이다. 내가 마주한 식단이 있어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고 가족에게 따듯한 공간과 휴식을 선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지고 이쁜 식당에서 먹는 음식만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마음은 내려뒀다.

 

12월도 잘 먹었다.

 

연말이라 그런지 11월에 비해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이 줄어든 기분이었다. 상황이 그렇게 흐르는 듯 하지만  변함없이 반겨주시는 이모님들은 언제나 씩씩하시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내가 배워야 할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전 세계 국기를 모아놓은 표를 보는 기분도 들었다. 물가가 많이 올라  다른 식당에서는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음식의 양을 줄이거나 음식의 양을 유지하는 대신 가격을 올리는 모습은 많이 봤다. 물론 여기도 물가 상승의 영향은 있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체감할 수 있을만한 변화는 없어 보였다. 일단 가격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유통상황이나 기후변화 원인으로 단가가 급격히 높아진 식재료는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보통 그런 영향을 받는 식재료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채소류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론 두부, 버섯류, 나물류를 좋아한다. 가격이 비싸져 자주 나오지 않지만 메뉴로 나왔다면 상대적으로 매콤하게 만들어진 음식이나 튀겨진 음식에 비해 인기가 덜 하기 때문에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육류보다는 상대적으로 소화가 잘되는 어류나 버섯, 두부를 선호한다.

 

 

2022년 행복하게 잘 보냈다. 2023년에도 잘 먹고 건강한 한 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귀염둥이들과 즐거운 시간도 더 많이 보내야지. 경제가 어렵지만 곧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여러 가지 악재 때문에 호재로 돌아오는 순환 주기가 길어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인 건 우리 귀염둥이들을 보면 기운이 생긴다. 경제가 어렵다고 내 생각까지 부정적인 것으로 가득 채우긴 싫다. 내 인생을 따듯하고 즐겁게 해주는 우리 가족. 사랑합니다.

 

 

계묘년도 잘 지내보자 귀염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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