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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는 방법 네 가지.

선선해진 요즘. 가을이 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햇볕은 뜨겁지만 습도가 낮기에 불쾌함이 극에 달하지 않는다. 선선한 바람은 되려 땀나게 운동하게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이런 날이 계속되면 얼마나 좋으려나.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반찬삼아 점심을 먹었다. 학생 때나 군인 때나 점심시간은 왜 이리 짧게 느껴지는 건지. 그러다 어떤 때는 차라리 더 짧은 게 나으려나 생각한다. 식 후 시원한 커피대신 하늘 보고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낸다.약속된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일을 시작하기 위한 예열작업에 들어갔다. 팔도 다리도 쭉쭉 펴주고 심호흡을 한다. 가을공기만큼 한 번에 크게 들이마시기 좋은 공기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엔 꼭 하늘을 본다. 고정된 모니터를 오랜 시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눈 스트레..

결혼 후 생긴 긍정적 변화 세 가지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섰다. 띄엄띄엄 가로등이 어두 캄캄한 산책로를 걷는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집으로 갈 수 있는 전철역에 도착한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다. 높이 솟아있는 다리와 멀찌감치 있는 큰 대로에서 차들이 지나가는 백색소음만 무성하다. 오래전부터 조금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조용한 길을 걷는 게 얼마나 유익하고 즐거운지. 저벅저벅 걸으며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답을 한다. 만족감이 그득한 갈등 없는 토론. 자문자답이다. 홀로 묻고 답하는 자문자답과 잘 어울리는 건 메모다. 스쳐가는 말이나 생각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결과물 메모. 빈 공간에 채워진 한 줄이 주는 쾌감이 기가 막힌다. 살면서 그 누구한테 평가받지 않는 날을 세어보라. 학교에 다니고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할..

우주를 품을 수 있는 말 한마디.

새벽에 온 빗소리에 깨어났다. 어둠과 고요함으로 가득할 시간이지만 빗방울이 타닥 토독 소리를 낸다. 빗소리를 들으며 생각한다. 내일이면 다시 주말이네... 아이가 있기 전 힘들고 머리가 복잡할 때 휴식은 간단했다. "일단 여기까지 하자". 아이가 태어난 후 휴식은 저절로 생기지 않았다. 내 주변 곳곳에서 찾아야 하는 숨은 그림 찾깥은 존재가 됐다. 속으로 외친다 "내 시간이 필요해". 아내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애들 20살까지 딱 키우고 나머지는 스스로 하게끔 하자". 아이를 키우는 게 매일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르다. 세상 그 어딘가 학교에 아이를 키우는 과목이 있다면 어려움이 덜어질까. 철없는 소리 같지만 때론 절실하게 느껴진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의 노력과 어려움을 헤아리기가 이렇게 어..

새벽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지네요.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서... 첫 번째. 아이들 보기 눈을 뜨고 보니 오전 5시 30분이 조금 안 됐다. 명절 후 피곤은 어디서 왔을까. 특별히 뭔가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천근만근 팔다리는 침대에 들러붙은 몸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까. 더 있을까 말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 잠시 고민했지만 유혹을 떨치고 일어났다. 내 나이 위치는 30대 후반이다. 젊다고 생각하지만 20대엔 없었던 행동 한 가지가 생겼다. 누워있다가 일어설 때 "읏 차!" 하는 기합이 필요해졌다. 기합을 넣어야 힘이 생기고 번쩍 일어나는 느낌이 든다. 20대에 들었던 선배들의 온갖 기합소리가 들렸다. 후배들 재미있자고 한 게 아니었네요 선배님들...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한다. 우선 내 옆에 딱 ..

일이란...

주기적으로 글을 쓰다가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나름대로 탄력을 받아 관성을 유지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은 다그침을 받게 만든다. 글쓰기를 게을리하게 만든 좋은 핑계였다. 우리 막내 머리카락이 꼬여서 풀리지 않는 것처럼 복잡한 상황. 아... 그냥 쉬고 싶었다. 처음이 아닌데도 갑작스럽게 생긴 업무는 언제나 낯설다.  일은 사람이 만들어서 그런지 사람만큼 여러 가지 면을 가지고 있다. 일은 밀고 당기기에도 아주 능하다. 일이 있어도 걱정 없어도 걱정. 잠시 떨어져 있으면 후련하다가도 찜찜하다. 일을 하지 않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그런 사이. 일과 헤어져도 문제다. 이게 일인가 보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을 때 신입시절 작성한 서류를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진다. 왜 그러는지 잘 모르..

[직장인 한끼-19] 점심 저녁 메뉴...실전 1일 1식

4월 초부터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 다이어트나 건강상의 이유는 절대 아니다. 첫째가 태권도 대회에 나갈 준비기간엔 저녁까지 학원에서 훈련을 받는다. 그 훈련이 4월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해결되는 업무 속도보다 추가되는 업무속도가 더 빠르다는 이유로 내게는 식사시간조차 아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나의 선택이 아닌 두 가지 상황 사이에 놓인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이상할 만큼 추가 업무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초초함을 떡상시키는 원인이 됐다. 난 처럼 연약했지만 잡초와 같은 강인한 생명력으로 견뎌야만 했다. 달리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매일 허기짐을 달래기 위해 간식을 먹는 것도 기간이 쌓이면 내겐 부담스러운 지출이었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소량의 간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