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_갑진년/세상에는요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는 방법 네 가지.

솔트리오 2024. 9. 27. 10:22
300x250
반응형

선선해진 요즘. 가을이 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햇볕은 뜨겁지만 습도가 낮기에 불쾌함이 극에 달하지 않는다. 선선한 바람은 되려 땀나게 운동하게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이런 날이 계속되면 얼마나 좋으려나.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반찬삼아 점심을 먹었다. 학생 때나 군인 때나 점심시간은 왜 이리 짧게 느껴지는 건지. 그러다 어떤 때는 차라리 더 짧은 게 나으려나 생각한다. 식 후 시원한 커피대신 하늘 보고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낸다.


약속된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일을 시작하기 위한 예열작업에 들어갔다. 팔도 다리도 쭉쭉 펴주고 심호흡을 한다. 가을공기만큼 한 번에 크게 들이마시기 좋은 공기도 없다. 그리고 마지막엔 꼭 하늘을 본다. 고정된 모니터를 오랜 시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눈 스트레칭눈은 필수다.

 
 
그럼 시작해 볼까!. 기세 좋게 시작한다. 엄청난 스피드와 스마트함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열심히 충전한 에너지는 생각만큼 오래가지 못한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일이 안 돼~". 옛 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마음먹은 일을 실천하고 굳은 의지를 보였을 때 하는 말인데 그날은 다르게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시작부터 반이나 갔으니 금방 지치지 않겠는가. 내가 또 욕심을 부렸구나 한 걸음씩 가야지. 다시 스트레칭을 해준다. 어깨도 발목도 목도 적당히 당겨주고 돌려준다. 뜨거운 국물 한 모금이 시원함을 선물하듯 짧은 스트레칭은 온몸에 시원함을 불어넣는다. 나름대로 왼쪽 오른쪽 균형 있게 몸을 풀어주고 있는데 저 쪽에서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보였다. "응?". 직접 가서 확인해 볼까 아니면 기다려 볼까. 팀원 한 명이 피곤했는지 꾸벅꾸벅하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온 '꾸벅의 덫'에서 이렇게 저렇게 몸을 움직여 가며 탈출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한 때 나도 그랬지"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날 생각에 잠시 빠져들었다. 나도 한 꾸벅하던 그때. 계절에 상관없이 밥 먹고 1시간 정도만 지나면 시간이 멈춘 듯 머리가 멍해졌다. 조금씩 몸의 힘이 풀리고 나른해지며 몸이 따듯해지는 기운이 감돈다. 호흡은 천천히 느려진다. "어우 왜 이렇게 졸리냐...". 꾸벅꾸벅 힘들게 빠져나오려 하지만 내 몸이 마음대로 가눠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그냥 잠들어 버렸다. 몇 시 몇 분에 뭘 하다 꾸벅꾸벅했는지 기억이 뚝 끊겨 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깨에서 묵직함이 느껴지고 목은 저린 듯 시큰하다.


"많이 피곤하지! 커피 한잔 먹자!"


장난기 있는 얼굴로 회사 선배가 날 깨웠다. 민망했지만 그나마 다른 팀에게 들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 중에 당시 팀장님이 고개를 들어 뭔가를 찾는 듯한 표정을 보이셨다. "이게 무슨 소리야?" 순간 나도 그 소리의 정체가 뭔지 생각했다. "여기서 날만한 소리가 아닌데..." 재차의심 했다.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 소리의 출처를 따라갔다. 분명했다. 이건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얼마 전 꾸벅하고 있던 날 깨운 선배의 어깨 부드럽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선배의 코에선 쉬지 않고 큰 소리를 생산하고 있었다. 나는 얼른 선배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뻘겋게 된 눈은 엄청난 피곤함에 시달렸다는 듯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선배! 커피 한잔 하러 가죠"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다. 지금은 이상하게? 꾸벅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른 만큼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가. 힘들어하는 팀원이 스스로 극복하리란 믿음에 내 일을 다시 시작했다. 티 타임을 가져보려 이동하는데 그 팀원이 여전히 졸고 있는 게 아닌가. 다가가서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바람 쐬러 가자"


사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낼 장사가 몇 이나 있겠는가. 봄에는 따듯해서 졸음이 찾아온다. 여름엔 땀도 흘리고 기력이 다소 약해진 상태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아 노곤함에 졸음이 온다. 가을엔 선선한 바람에 운치 있는 분위기가 어울려 마음이 편안해져 졸음이 온다. 겨울엔 겹겹이 입은 옷이 따듯한 공기층을 만들어 적당한 온기에 졸음이 온다. 이렇게나 졸음이 많이 찾아오니 나름의 고민이 많았다. 게다가 "왜 밥만 먹으면 졸린 거야~". 지금까지의 경험과 고민을 토대로 졸음의 강도를 단계별로 나눠봤다. 그리고 단계별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3단계 까지는 일반 직장을 다니는 분들도 실천할 수 있을 테고 4단계는 개인적인 자기 계발 시간에만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졸음 1단계

 

상태 : 머리가 멍 해지는 순간.
극복 :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멈추고 다른 분야의 일로 전환하기.


책에서 보고 적극활용하는 방법이다. 공부와 산책, 업무와 티타임 또는 산책을 엮어서 졸음을 극복하는 것이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이고 극복하기 가장 쉬운 상태다. 사실 이 방법은 독서를 할 때도 활용가능하다. 다른 분야의 책을 번갈아 읽거나 장소를 바꿔가며 읽거나 장소에 따라 다른 책을 두고 보는 것이다. 공부나 업무를 하다 보면 피곤함이 오는 건 당연하다. 주저하지 말고 졸음이 찾아올 조짐이 보인다면 그 자리를 탈출하듯 나오는 용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

 
 

▣ 졸음 2단계

상태 : 일하기 싫고 움직이기 귀찮아 순간.
극복 :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취미)에 대한 계획 세우기.
(개인의 기질에 따라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방법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과 관련해서 종종 써먹는다. 일에 시간과 노력을 더하면 경험과 요령이 생긴다. 이것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드는 초기 계획을 세운다. 나만의 업무 스타일을 만들면 능률이 오르고 결론적으로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가 생긴다. 뭐 이런 식과 비슷한 내용으로 하는 일 또는 하고픈 일의 계획을 자유롭게 서술해 보고 체계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운동 여행 공부 등 원하는 것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생각을 정리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원리로 졸음을 잊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할 때 꼭 지킬 것이 있다면 시간이다. 10분 이상 넘기지 않도록 한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갈 수 있다. 본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초반엔 타이머를 설정하는 방법이 있고 익숙해졌다면 생각의 흐름이 끊기거나 고민하는 지점이 생기면 멈추고 업무로 돌아간다.
 

▣ 졸음 3단계

상태 : (꾸벅꾸벅...)
극복 : 걷기.


1단계가 심화된 단계다. 이 정도 단계에 왔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1단계의 극복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커피도 자극적인 에너지 음료를 들이켤 필요도 없다. 한 번 꾸벅했으면 어렵지만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엉덩이나 등이 어딘가에 의지되는 순간 숨어있던 졸음이 다시 찾아올 확률이 높다.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10분가량 천천히 걷는다. 너무 빠르게 걸을 필요 없다. 릴랙스 한 상태에서 서서히 벗어나야 한다. 충격요법처럼 놀랄만한 자극을 주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역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졸음을 충분히 인정할 만큼의 속도로 걸어야 한다.

 
 

▣ 졸음 4단계



상태 :...
극복 : 차라리 자자. 단, 15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4단계를 실천할 수 있는 일터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때문에 4단계는 공적인 시간이 아닌 사적인 시간에만 적용할 수 있는 극복 방법으로 생각한다.)


3단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물들어 올 때 노 젓고 바람 불 때 연 날리듯 졸리면 쿨하게 자는 것이다. 억지로 이겨 내는 게 아닌 흐름에 몸을 맡기는 방법이다. 단 15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그 이상을 넘기면 잠이 달아나기보다 몸 어딘가에 잠이 매달린 듯 계속 피곤한 기분에 휩쓸린다. 그러니 이 방법은 타이머를 꼭 활용해야 하며 15분이 지나면 무조건 자리에서 빠져나와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특히 자격증 공부로 도서관을 전전하던 그때 이 방법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짧고 굵게 자고 일어나 커피를 충전하면 아주 맑은 정신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어떤 때는 밤에 이렇게 잠이 왔으면 한다.

 

 

 

이상 20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졸음퇴치 노하우를 적어봤다. 졸음이 온다고 좌절하지 않기를...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