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발가락이 쏘아올린 작은 공

솔트리오 2022. 10. 2. 21:57
300x250
반응형

허리가 좋지 않으신 장모님은 수개월 전에 시술을 하셨다. 오랜 기간이 지났으나 예전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순 없다고 하셨다. 아내는 장모님을 만나 점심을 먹고 차 한잔을 하며 건강에 대한 얘기를 했는지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아내 : 자기 이거 돼? 이게 허리가 안 좋으면 안 되는 거래

아내가 보여준 건 이렇다. 엄지발가락만 위로 올리고 나머지 발가락은 아래로 내린다. 마치 엄지 척 발가락 버전 같았다.

아내 : 나는 양쪽 다 안돼... 내 허리는 예상대로 삐뚤어졌나 봐(자신의 발가락을 보며 허탈하게 웃는다)
본인 : 다리도 항상 꼬고 높은 구두를 오래 신고 다녔잖아. 삐뚤어졌어(발가락은 꼼지락 하고 있다) 읍!... 후... 이렇게?

왼발은 바로 되지만 오른발은 조금 애를 먹고 겨우 했다. 발가락으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줄이야. 역시 인생의 행복과 즐거움은 코앞에 있는 게 확실하다는 생각을 한다. 발가락이 인생의 진리를 깨우치는데 도움을 줬다.

아내 : 애들도 잘하려나? 내가 볼 때 둘째는 잘하는데 첫째는 안될 거 같아(그녀의 얼굴엔 궁금함과 확실함이 묻어있었다) 첫째야 둘째야~ 이리 와봐
본인 : 아냐 첫째도 잘하겠지~

첫째는 말썽을 부리는 일이 부쩍 늘었다. 그래도 나는 첫째의 잠재능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귀염둥이들 : 네네!! 왜 용! 우리가 왔다용!(포켓몬 캐릭터 마자용을 데려온 듯하다)
아내 : 이거 되는지 해봐(아내가 발을 꼼지락 거리며 문제를 보여준다). 엄지가 위로 올라오는 거야
귀염둥이들 : 이렇게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했다 그것도 양발을 동시에)
아내, 본인 : 동시에 하네(귀여운 발가락을 보고 아내는 사진을 찍고 나는 신기하고 귀여워서 꼼지락 거리는 모습을 즐겼다)

아이들의 발가락은 너무나 귀여웠다. 신기한 건 발 엄지 척은 주변 사람들에게 챌린지가 되었다. 심지어 발 엄지 척에 얹어서 개구리 발가락을 보여주시는 분도 있었다. 세상은 넓고 예상할 수 없었다. 이런 것도 인생의 묘미인가.

아내의 발이 쏘아 올린 발 엄지 척은 생각보다 주변분들에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테스트하는 작은 공이 되었다.

혹시 여러분의 허리 건강이 궁금하시다면 발 엄지 척을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엔도르핀이 오고 옵션으로 쥐가 올 수도 있습니다.

약은 약사에게 챌린지는 본인에게...

728x90
반응형

'2022년_임인년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단가자! 나들이!  (1) 2022.10.04
22년도 9월을 보내며  (1) 2022.10.04
시리얼과 세계경제  (1) 2022.09.30
한번에 되는게 어디있나요  (0) 2022.09.29
통화+담배연기+0_0  (0) 2022.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