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점심 저녁메뉴...스마트폰과 거리두기

솔트리오 2023. 12. 1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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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기운이 내려와 온 지역을 추위로 움츠려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추운 날은 아이들과 외출하기도 꺼려진다. 이불 밖을 나오기도 귀찮아지는 계절이다. 따듯한 이불과 도롱도롱 아이들의 숨소리가 나를 유혹하지만 꾹 참고 이겨내 지각없는 출근을 하고 있다. 성취감은 아침 기상부터 시작된다. 확실히 저녁 늦게 먹는 일을 줄이고 일찍 잠만 자도 몸이 건간 해짐을 느낀다. 속이 가볍고 아침에 마시는 물 한잔도 유난히 맛이 좋게 느껴진다.

 

 

날이 무척이나 추웠지만 지난 주말보다는 덜 춥게 느껴져 한 정거장 미리 내려 회사로 출근했다. 걸어가면 약 45분가량 소요된다. 새벽의 거리는 아주 한적했다. 처음 가보는 길이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주변의 풍경이 새롭고 재미있어 보였다. 걷기에 아주 좋은 길이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의 이용률은 예상에 못 미치는 듯했다. 어쩜 이런 길이 걷기에 최상의 길이 아닌가 싶다. 혼잣말을 하면서 주문을 외워도 이상하지 않고 물소리, 바람소리, 발자국 소리 정도만 들릴뿐이다. 힐링이 있다면 이 순간이야말로 손에 꼽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는 만족감으로 가득한 출근길이었다.

 

겨울이니까 따듯한 이불이 너무나 좋고 그리운 건 모든 인간이 느끼는 기분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한 뉴스를 봤다. 잠에 대한 내용이었다. 잠은 7시간 정도가 적당하다는 결론이었다. 개인적으로 30 중반까지 살면서 가장 많은 잠을 잔 건 10시간 정도다. 그 이상은 잠을 자기보다는 귀찮아서 누워있는 것이다. 그리고 10시간 이상을 누워있으니 허리가 아프고 목이 아파왔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개운함 보다는 하루가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힘든 운동을 하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그럴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속 불편함이 더 컸다.

 

 

가장 건강함을 느꼈을 때는 11시 취침 6시 기상이었다. 일어나서 간단히 음식을 챙겨 먹고 아침운동을 나갔던 때는 몸이 아주 가벼웠다. 제자리 뛰기나 달리기를 하면 통통 튀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당시에는 회사일에 파묻히지 않아 살만한 시기였다. 회사가 일상의 패턴을 조금 달리 만들었지만 힘겨움을 해소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매일 술을 먹고 인스턴트 음식에 찌들어 사는 건 아니니 다행이었다.

 

몇 년 전 회사 경영악화로 권고사직의 무서움을 몸소 느끼고 자연스럽게 접근한 독서, 메모, 사진촬영. 조마조마한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모습에 내가 너무 기특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최근에 시작(?)한 혼잣말은 그간 조금씩 해왔던 독서와 메모가 있어 더 즐거운 활동이 됐다. 마치 책을 출간한 저자이면서 인터뷰에 초대된 사람이라는 가상현실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상상이긴 하지만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고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30분 먼저 움직이고 어제와 다른 출근길을 선택할 때 내 삶을 주도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 놓으면 그 후에 마이너스 요인이 생겨도 흡수하고 튕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생긴다.

 

 

매일 먹는 식단도 똑같다고 생각하면 지겨워지고 맛이 떨어진다. 하나의 사례를 생각해 보면 집에서 먹는 라면과 등산 또는 물놀이 후 먹는 라면의 맛을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나의 보상으로 여겨질 수 있는 라면의 맛이 훨씬 좋지 않은가.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좌절하지 말고 정말 말도 안 되게 사소한 것 하나를 바꾸면 왠지 그 후에 일어나는 일들이 좋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인간은 아주 복잡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주 단순한 존재일 수도 있다.

 

 

0을 뒤집으면 무한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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