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_계묘년/일상

[직장인 한끼] 점심 저녁메뉴...질문의 힘

솔트리오 2023. 11. 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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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한 지 오래다. 반면에 스마트폰 메모장은 매일 채워지고 있다. 왜 그럴까? 하는 질문이 떠올랐다. 똑같이 생각을 쓰는 건데 왜 블로그엔 잘 써지지 않고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생각보다 잘 써지는 것일까. 별거 아닐 수 있는 질문이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한 동안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졌다. 꾀 오랜 시간을 소비한 끝에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었다. 갖춰 보겠다는 욕심을 부렸다. 사실 나는 이곳(블로그)만큼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공간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자유롭게 쓰고 지우고 바꿔보는 그런 공간. 온전히 내가 만들어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한 곳이다. 나중에 다시 본 글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도 일단 마음이 편안해진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 있는 듯했고 성공한 기분마저 들었다.

 

매일 느껴지는 감정과 상황을 남겨놓으면서 시원한 쾌감을 느낀다. 아래 글처럼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는 듯한 글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일(業)이 하나씩 쌓여 거대한 퇴적층을 이루고 이해하기 힘든 에너지로 압축되어 내게 다가올 때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때마다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내게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아빠가 선물해 준 건강한 신체와 시간을 이렇게 써야 하는가. 그렇다고 무작정 탈출을 감행할 수도 없는 기이하게 느껴질 만큼 복잡한 상황의 한가운데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또 그런대로 잘 살고 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바쁜 와중에도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솟구치고. 한 가닥 꼬인 실을 풀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일을 통해서 인간은 정말 다양한 얼굴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게 사실임을 스스로 깨달았다. 일은 이런 존재다.

 

 

얼마 전 쓴 글에 고명환 작가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 글을 쓰기 얼마 전부터 작가 고명환이라는 사람의 생각과 말 그리고 책을 하나씩 읽어봤다. 유튜브나 책을 통해 접했던 강사, 교수, 기업가 등등 많은 분들의 말씀으로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 그런데 고명환 작가를 통해서 얻은 소득은 조금 달랐다. 독서에 대한 믿음이었다. 막연히 책을 많이 읽으세요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와 같은 책을 많이 읽으세요 보다 독서에 대한 믿음을 안겨줬다. 독서가 단순히 글을 읽는 활동이 아닌 글 한 줄이 주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생각하고 질문하고 나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다 잘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처음엔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이야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을 거야 하는 의심이 섞여 있었다. 책을 읽고 메모를 해보고 혼잣말(질문)을 반복하다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의 점심과 저녁메뉴 사진을 찍는 이유도 내가 시작한 질문 덕분에 시작한 것이다.

 

"오늘은 뭘 먹었니?"

 

 

 

지난주부터 첫째는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유쾌하고 즐거운 질문이다.

 

"아빠 오늘은 뭐 먹었어요?"

 

생각해 보면 유쾌한 상황은 아니지만 내게 궁금증을 갖고 질문하는 첫째가 너무 귀엽고 고마웠다. 절대 퉁명스러운 대답이 나올 수 없는 대화가 시작된다. 둘째, 셋째보다 조금 과격하고 감정의 표현이 적은 첫째의 질문은 나를 즐겁게 한다. 반짝이는 눈과 얼굴표정. 동심이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지금 여기에 올라온 사진들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기에 너무나 충분한 소재들이다. 질문에 답을 구하려고 찍은 사진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었다. 질문을 함으로 움직이게 되고 움직이니 아이들과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는 따듯한 공기가 만들어진다. 이런 걸 보면 책이 주는 값어치는 헤아릴 수 없다는 게 더욱더 분명함을 느낀다.

 

 

 

 

중간에 라면은 연차를 쓴 날이었다. 그날은 둘째의 유치원 학예회가 있었다. 학예회에 대한 생각은 다음에 남겨보기로 한다. 눈물이 울컥 나올뻔했다. 귀염둥이들이 무대에 오를 일이 생기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는 걸까. 참... 토닥토닥.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50분까지 날 괴롭힌 막내 귀염둥이를 생각하며 여기까지 쓴다. 귀염둥이 그 새벽엔 책은 못 읽어요. 알겠지요?.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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