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_갑진년/끼니챙겨요

[직장인 한끼-4] 점심 저녁 메뉴...정신건강 잘 챙겨야지

솔트리오 2024. 1. 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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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염둥이들 모두... 방학

정규교육으로 지쳐있는 아이들의 피로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방학. 우리 집에 초등학생이 생긴 후 방학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두 달이라는 엄청난 기간은 마치 이제 막 입대한 기분이었다. 눈앞이 깜깜했다. 계획대로면 이맘때 막내는 어린이집에 보내져 귀여운 친구들과 한솥밥을 먹고 있어야만 했다. 하나 아내는 어린이집 원장님께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전달받았다. 전에 계셨던 어린이집 선생님 중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선생님이 돌봄을 할 수 없어서 한동안 일하기에 어려운 상황이 되어 그만두셨다는 거다. 원장님은 긴급으로 선생님을 구해보셨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분은 경력단절 선생님이신데 어린이집에서 다시 일을 하려면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지나버려 그분을 채용하기 위해선 교육을 모두 이수한 뒤에야 가능한 것이었다. 일이 이렇게 되어 막내는 엄마와 조금 더 붙어 있게 됐다. 막내 귀염둥이는 엄마의 속을 아는지 신나게 집안을 어질러 놓다가도 부글부글 끓는 타이밍에 애교를 부린다. 이것이 형아들 틈에서 배운 눈치라는 것인가 보다. 확실히 눈치성능이 좋다.

 

 

아내의 고민 중 크게 공감 가는 건 "오늘은 뭐 먹지?"였다. 학교, 유치원에서 밥을 먹고 오던 녀석들과 집에서 세끼를 해결해야 하니 냉장고를 파먹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다. 인터넷만 봐도 세상에 존재하는 음식은 엄청나게 많지만 현실적으로  접하는 음식의 종류는 제한적이다. 차라리 온 가족이 회사식당에서 먹을 순 없나 하는 생각도 한다. 아내도 편하고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를 아이 셋을 이끌고 회사 근처까지 와야 하는 아내의 수고로움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현실성은 떨어진다. 이런 생각을 하니 아이들의 방학에 들어선 지금이야 말로 점심과 저녁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에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점심(돼지고기 김치찜) & 저녁(고등어 조림)

 

▣ 하늘이 내려준 결정

새벽의 찬공기를 가르며 회사로 걸어가던 중 '사락사락'하는 소리가 온 사방에서 울려왔다. "뭐지?" 어두운 곳에선 보이지 않았는데 가로등이 있는 곳을 지나다 보니 눈이 내리는 것이었다. 앞으로 쭉 뻗은 길 끝에 시선을 두니 운치 있는 출근길이 되었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춥지도 않았다. 안 그래도 조용한 출근길이 눈이 오면서 더 고요해졌다. 혼잣말도 하지 않고 눈이 오는 모습을 즐기며 걸었다. 시간을 보려고 스마트폰을 꺼냈다가 팔 부분에 예쁘게 올라간 눈 결정을 봤다. 눈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신기했던지 특종이라도 잡은 기자처럼 그 자리에 멈춰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은 후에도 털어내지 않고 사무실 안으로 같이 들어왔다. 그제야 서서히 녹아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이 모양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내 팔에 내려진 눈결정

 

오전엔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도 왔다. 잘 지내냐는 안부전화였다. 서로 탈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만으로 통화가 즐거웠다. 이 친구를 소개하자면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 같은 친구다.

 

▣ 1 메뉴 그러데이션

점심(탕수육) & 저녁(오리고기)

 

오늘도 신나고 즐겁게 식사 시간을 보냈다. 점심과 저녁 모두 볶음밥이었다. 너무 좋다. 고슬고슬 볶음밥도 좋고 약간은 기름에 쪄진 듯한 볶음(찜) 밥도 좋아한다. 같은 음식이지만 재료의 익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식감과 짜장소스 흡수율 즉 어우러짐이 달라진다. 음식도 색상의 그러데이션과 같은 비율과 농도가 있기 때문에 같은 메뉴라고 할지라도 씹는 횟수와 먹는 시간이 달라진다. 곧 뇌에서 느끼는 맛의 즐거움이 달라진다. 카레요리 전문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카레의 종류와 농도 매운 단계 밥의 익힘 정도 추가되는 토핑 등등 하나의 메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이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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