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 73

업무시간 2분전 도착! - 출근 4인방

나의 평균 기상 시간은 5시 30분이다. 엄청 피곤하고 졸리지만 5년간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웬만큼 피곤하지 않으면 10분 전후로 눈이 떠진다. 여름엔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는데 어려움은 없다. 여름이면 항상 나타나는 열대야에 끈적거리는 아침을 샤워로 날려버리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천천히 회사로 출근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7시 20분 정도 된다. 높으신 분들은 이미 출근 완료 상태다.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시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으로. 아침에 너무 일찍 나가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찍 나오는 게 오히려 몸도 마음도 편하다. 일찍 나오면 좋은 건 아침 출근길이 한적하다는 것이다. 전철을 이용..

12월 식단_1일~2일 & 5일~9일

정말 지난 2주는 정신이 없었다. 매년 반복되는 업무이긴 하나 이번엔 조금 지나치다 할 정도의 업무량이었다. 12월 들어서 신고식 한번 제대로 했다. 일요일 출근을 불사하고 결국엔 마무리 지었다. 긴장이 풀렸는지 잠에서 금방 깨어날 수 없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고 밤 11시 퇴근을 반복하니 아이들과 책을 보는 것도 못하고 귀염둥이 양치도 시켜주지 못했다. 내가 격무에 진땀 빼고 있는 사이 우리 귀염둥이들은 더 많이 컸다. 막내도 조만간 걸어 다닐 건가 보다. 벌떡 일어나서 신나게 손뼉 치고 살살 앉는가 싶더니 다시 일어서는 스쾃 놀이를 하고 있다. 허벅지가 튼실한 게 아주 귀엽다. 옆으로 누우면 피카추를 보는 것 같았다. 뚱하니 앉아있으면 잠만보 같기도 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열심히 공부를 하면 배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책읽기_산속의 부처님 나라

특정 종교나 어떤 신을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적은 없다. 시험을 보다가 모르는 문제가 나와 찍어야만 할 때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신에게 행운을 요청한 기억은 있다. 그 외 내 마음속엔 종교나 정신적으로 의지할 무언가를 담아두지 않았다. 올해 중순 경에 내 인생을 바라보는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믿음은 어딘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믿음의 시작은 사소한 메모를 하는 것부터였다. 일기도 써보고 시간의 흐름대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아닌 엉망인 글도 써봤다. 가득 차 있던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진 기분. 이 기분이 믿음을 만들었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했다. 기억하고 싶은 것은 글로 적어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평화로웠고 하면 된다는 믿음이 생겼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책읽기_송이가 꿀꺽!

세상엔 여러 가지 즐거운 시간들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도 즐거운 시간이다.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첫째는 소화력이 좋아졌는지 밥 한 공기는 기본이다. 맛있는 게 나오면 두 그릇까지 먹는다. 잘 먹는 건 좋지만 음식 먹는 속도가 빠르다.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기 때문에 필요량보다 더 먹게 된다. 건강하고 음식을 즐겁게 먹도록 조금 천천히 먹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과식을 막을 수 있어 건강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될 거라고 얘기해준다. 둘째는 첫째와 상반된 모습이다. 입이 작은 둘째는 먹는 속도도 보통 이하로 느긋하다. 잘 먹는 주기와 못 먹는 주기가 확실하다. 둘째는 특히 아침밥을 좋아한다. 새콤한 반찬 하나만 있으면 밥 한..

22년도 11월을 보내며

갑작스러운 한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루 사이에 15도 이상 기온이 내려가다니 신기한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추위를 줬으니 깨끗한 공기는 서비스 인가보다. 공기는 아주 맑고 상쾌했다. 11월의 마지막 날도 변함없이 애정 하는 장소로 향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은 어김없이 이 모습을 담아간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멀리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들과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도 잘 보이는 곳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도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곳이 너무 좋다. 이젠 겨울이라 오래 있기는 어렵지만. 아침이 밝아오는 시간에 켜져 있는 호박색의 가로등 불빛이 마음에 든다. 어떻게 찍어도 분위기 있게 나온다. 이 녀석도 신기할 따름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가로등과 멀리 떨어져 위에..

11월 식단_28일~30일

빨간 날 하나 없었던 11월을 마주했을 땐 길다고 느꼈다. 항상 그랬지만 시간은 돌아보면 너무나 짧게만 느껴진다. 하루를 여유 있게 보내도 똑같은 현상은 반복된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지?', '시간 진짜 빠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주 하던 말이었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재채기하듯 튀어나온다. 때로는 내 일상을 하루 종일 영상으로 남겨보는 건 어떻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시 보기 위해선 몇 배속으로 영상을 돌려야 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로 짜임새 있게 만드는가 보다. 사무실에 앉아서 멍하니 있다가 구두 뒷굽을 봤다. 많이 닳아있었고 한 바깥족으로 마찰이 많았던 것 같다. 이 신발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어색했다고 느낀 게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 이 녀석도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