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독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책읽기_가족 요리 대회에 나갈 거야!

솔트리오 2022. 11.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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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이 좋아진 첫째가 가져온 책이다. 요리 대회에 나가기까지 과정을 따듯한 가족의 모습으로 보여준다. 방송에서는 화목한 가족의 모습으로 대가족의 모습을 강조한다. 이제는 대부분의 가족의 형태가 핵가족이다 보니 3대가 함께 사는 게 어떤 기분일지 감이 오지 않는다. 잠깐 대가족의 분위기를 느껴진 때는 명절 때다. 사촌들과 육촌까지 함께 모이는 자리였다. 정말 많았고 시끌시끌하니 기분이 좋았다. 형들과 같이 있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 어릴 적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느꼈던 기분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때 그 시절로 우리 귀염둥이들을 데려가서 외양간에 있는 소, 돼지 등 동물들을 보여주면 좋아할 텐데 말이다. 밥도 주고 동물들이랑 얘기도 하고 심심할 틈이 없다. 대가족이  매력적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육아의 부담을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양육하는 부모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줄어들고 아이의 정서적 부분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다. 어쩌다 한 번씩 우리 집에 엄마, 아빠 또는 장인어른 장모님이 오시면 너무 좋다. 자주 모이는 게 아니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가족이 많은 경우 아이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엔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각 세대별로 만나는 사람들과 문화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대가족은 아니지만 사촌들과 왕래가 많고 고모, 삼촌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 이유라고 단언하지 못하겠지만 아빠 엄마와 살면서 세대차이로 힘겨웠던 시기는 없었다. 어른들은 그럴 때도 있고 형, 누나들은 이럴 때도 있구나 하는 다름을 느꼈을 뿐이다.


가족도 구성원 각자의 역할이 있다. 필요에 따라 조정하고 부족한 부분은 도와주면서 각자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조금씩 인지해 간다. 가장이 된 후 내 역할은 중요해졌다. 쉬는 틈이 없는 것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쉼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걸 원하는 시간에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위한 순수한 시간은 새벽 출근 준비 시간과 퇴근하는 시간이다. 여러 가지 역할이 있지만 우선순위는 아빠와 팀원으로써 역할이다. 회사 업무는 항상 날 찾고 집에서도 귀염둥이 포함 아내는 날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역할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움직이다 보면 금세 지쳐버린다. 최근에서야 조금씩 나의 시간을 채울 수 있어서 정말 아주 조금 여유로워졌다. 귀염둥이들도 각자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물론 잘 해내는 과정에서 꼬맹이들 언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한 때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 초대손님의 냉장고를 들고 와서 그 안의 재료를 이용해 음식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선한 주제였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자기 집 냉장고일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셰프들의 입담과 맛깔스러운 요리를 보니 의심은 잊혔다. 이 책에서도 주인공의 집에 초대된 고모부가 이 집의 음식이 맛있다며 칭찬을 쏟아낸다. 초대받는 사람도 좋고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에 만든 사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모습이다. 아마 가족을 위한 음식이라 정성이 가득해서 그랬을 것이다. 엄마나 장모님이 차려주신 밥상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기분이 좋아진다. 감사합니다. 큰 명절에 다 같이 먹는 음식이 다른 때 보다 더 따듯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원리일 것이다. 부족하지 않게 넉넉히 준비된 음식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회사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 때 또는 아주 가끔이지만 회식을 할 때 집에서 혼자 밥 먹는 시간이 많은 아내 생각도 난다. 혼자서 먹는 음식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며 툴툴거릴 때도 있다. 평일엔 같이 있지 못하다 보니 가능하면 집 가까이에 사는 아는 언니나 장모님과 함께 점심 먹는 것을 제안한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으면 아내의 목소리도 밝아진다. 아내의 목소리를 통해서 알게 됐다. 아이들이 잠들고 난 후 아내가 야식이 먹고 싶다고 하면 다음날 출근이 힘들어져도 즐겁게 야식을 먹는다. 먹다 보면 내가 다 먹는다. 음식은 감정까지 담을 수 있는 신기한 요술 기능도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또 한 가지는 다문화와 등장한다는 점이다. 쌀국수, 케밥, 파스타 등 아주 익숙한 외국 음식메뉴가 나온다. 아이들도 먹어본 음식이라며 손으로 가리키며 좋아한다. 사실은 이게 어느 나라의 음식이야라고 설명해준다. 잘 새겨듣지 않아도 얘기는 한다. 듣지 않는 것 같아도 듣고 있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녀석들이다. 그 외에도 카레, 김치, 피자, 만두 같은 음식들에 대한 것도 말한다. 말하다 보면 연결 지어서 생각나기 때문이다. 집에서 밥을 지을 때도 가끔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말이다. 다문화도 좋지만 일단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도 얘길 했다. 예전에 본 어떤 책에서 음식물이 괴물로 변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책을 봤었다. 아이들도 기억하고 있는지 나름 진지하게 듣기도 한다.

 

- 줄거리 -

주인공의 가족은 한적하고 공기 좋은 마을로 이사를 왔다. 온 가족은 힘을 모아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해낸다. 이삿짐 정리를 금세 끝내고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게 된다. 주인공의 고모부는 여기서 먹는 음식은 정말 맛있다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주인공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에 어깨가 으쓱해지고 우연히 가족요리대회 포스터를 보게 된다. 가족들의 의견을 모아 팬케이크를 만들어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일을 끝내고 온 가족은 모여서 요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부지런히 연습을 한다. 그 과정에서 뜨거운 것에 데이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고 계획된 일정에 따라 요리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수많은 참가자들은 이미 도착해서 요리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참가자은 가족단위도 있었지만 개인이 참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인공은 반죽을 잘 섞고 엄마 아빠는 과일을 다듬고 썰고 할머니는 팬케이크를 굽는 역할을 맡았다. 제한된 시간이 끝나자 가족들은 완성된 요리를 제출하게 된다. 심사위원들도 음식의 맛을 보고 참가한 사람들끼리도 음식도 맛볼 수 있었다. 기다리던 결과 발표의 순간이 왔다. 1위는 쌀국수였다. 2위는 주인공팀이 만든 당근 팬케이크였다. 주인공은 1등이 아니지만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에 의미가 있다며 즐거워했다. 이렇게 무사히 요리대회를 마치고 다음엔 어떤 대회를 참가해볼까 고민하며 이 책은 끝나게 된다.

 

 

책의 끝에서 느낀 점은 1등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첫째는 승부욕이 많다. 작은 패배에도 속상해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함께 놀이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한다. 승패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건 사실이다. 첫째에게 강조하는 건 이기는 것보다 잘 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어른들도 패배에 대해서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곧 8살이 되는 첫째에게 언제나 말한다.

 

 

본인 : 아빠는 첫째랑 같이 놀아서 너무 좋아. 그리고 지는 게 절대 나쁘고 잘 못된 건 아니야. 기분이 나쁘고 속상하지만 그만큼 우리 첫째 실력이 엄청 좋아져서 그런 게 아닐까.

 

 

꼭 안아주고 간식을 먹는다. 감정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에 우리는 온 마음을 다 해야 한다. 첫째야 아빠도 많이 노력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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