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독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책읽기_송이가 꿀꺽!

솔트리오 2022. 12. 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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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여러 가지 즐거운 시간들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도 즐거운 시간이다.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첫째는 소화력이 좋아졌는지 밥 한 공기는 기본이다. 맛있는 게 나오면 두 그릇까지 먹는다. 잘 먹는 건 좋지만 음식 먹는 속도가 빠르다.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기 때문에 필요량보다 더 먹게 된다. 건강하고 음식을 즐겁게 먹도록 조금 천천히 먹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과식을 막을 수 있어 건강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될 거라고 얘기해준다. 둘째는 첫째와 상반된 모습이다. 입이 작은 둘째는 먹는 속도도 보통 이하로 느긋하다. 잘 먹는 주기와 못 먹는 주기가 확실하다. 둘째는 특히 아침밥을 좋아한다. 새콤한 반찬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는 거뜬하다. 작은 숟가락으로 밥을 뜨고 반찬을 얹어서 와앙 먹는다. 어디서 봤는지 왼손으로 숟가락 밑을 받혀가며 먹는다. 조금씩 꼭꼭 씹어 먹는 모습이 야무지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면 종류를 먹을 때 쪼르륵(어른들로 말하면 후루룩)이 안된다. 시간이 지나면 그 모습도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입씩 면을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엽기만 하다. 막내는 이유식을 먹는다. 둘째와 비슷하게 오물오물 잘 먹는다. 그 자체가 귀엽다. 오븐으로 만들어준 이유식은 한 번에 먹지 못한다. 단단하다 보니 입에 넣었다가 뱉고 다시 먹기를 반복한다. 형아들이 옆에서 밥도 잘 먹고 간식 먹고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가 보다.


둘째가 가져온 책이고 주제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이다. 현대인의 건강관리에 빠져선 안 되는 영역이다. 자극적인 음식 섭취와 술 그리고 흡연까지 소화기관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주 밀접하다. 심리적 압박을 받거나 입맛이 없을 때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다. 낮 시간이나 이른 저녁이면 그나마 낫지만 자야 할 시간에 먹기 때문에 건강에 더욱 좋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고 빠른 문제 해결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은 화를 푸는 방법으로 야식을 먹는 것에 익숙하다. 나도 많으면 한 달에 네다섯 번 정도 야식을 먹는다. 먹은 날과 먹지 않은 날의 차이는 확실하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긴장이 풀리면서 배고픔이 뒤늦게 온다. 매일 반복되는 현상으로 그때마다 자극적인 야식으로 달래줄 수는 없기에 한 가지 실천하는 방법이 있다. 차를 먹는 것이다. 따듯한 차를 500ml 정도 마신다. 한 모금씩 먹으면 30, 40분 정도에 걸쳐 마시게 된다. 먹고 나면 배고픔이 해소되고 몸을 따듯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잠도 잘 온다. 다음날 아침이 개운하다. 야식을 시켜먹는 것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가성비도 뛰어난 건 말할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소화력을 올리고 소식을 하는 방법으로는 음식을 싱겁게 그리고 물은 따로 먹는 것이다. 싱거운 음식은 상대적으로 입 속에서 오래 맴돈다. 몇 번이라도 더 씹게 되고 먹는 속도도 줄어든다. 이러면 평상시보다 먹는 양을 반공기 정도 줄일 수 있다.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허기는 미지근한 물로 달래준다. 이런 식으로 먹다 보면 하루에 먹는 음식의 총량은 1일 2식 또는 1.5식 정도로 줄어든다. 체형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화기관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기만 해도 노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소화기관을 무리하게 만들지 않으면 생각보다 탄력적인 일상을 보낼 수 있다.


회사 사람들의 식사시간은 대부분 빠르다. 점심시간 중 밥 먹는 시간은 10분이면 끝나고 나머지는 스마트폰이나 짧은 낮잠을 청한다. 조금 먹고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외적으로 나의 식사 시간만 조금 길다. 점심이 끝나고 업무를 시작하기 전 커피와 담배를 태우며 마지막을 달래준다. 사실 커피와 담배만 줄여도 치아를 비롯한 입속, 위 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다. 속이 쓰리거나 입안의 염증을 부르는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 지만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일상이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커피와 담배를 함께 하는 걸 보는데 1주일만 해도 횟수로 따지면 생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온다. 본인은 비흡연자이기 때문에 흡연하는 분들을 멀리서 보게 된다. 습관이라고 해야 할까 흡연자의 비슷한 행동 구성이 있다. 커피+담배다. 혼자 흡연이면 1 커피 1 담배 비율을 , 두 명 이상의 무리에서는 1 커피 2 담배가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다. 초기엔 같이 나가서 흡연하는 분들의 무리에 섞여 대화를 했다. 사람이 많을수록 흡연의 시간과 담배의 수가 늘어 나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서는 그러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대화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박은 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과일이다. 달고 시원하고 수분도 많아서 따로 물도 필요 없고 당 충전과 갈증을 한 번에 충족해주는 대단한 녀석이다. 많이 먹으면 반통도 혼자서 먹는다. 숟가락으로 푹푹 퍼서 먹으면 한 끼 식사는 해결된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쯤 그랬다. 아빠, 엄마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셨지만 나무라지 않으셨다. 당황스러우셨는지 웃기만 하셨다. 나는 먹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쓴소리를 잘하지 않는다. 태도나 장난을 치는 것에 대해서만 바로 잡으려 한다. 다양한 음식을 먹는 건 뇌세포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맛있는 음식은 아이들의 두뇌가 잘 돌아갈 수 있는 재료가 된다. 너무 과했을 경우에 문제가 되지만 그 정도로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는다. 아이들의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어떤 음식이든 적정량을 나눠서 준다. 조금 과하게 먹으면 첫째가 특히 밤새 가려움으로 고생한다. 첫째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주지 못해서 가슴 아프지만 긁어서 피나고 진물 나는 모습을 보는 것보단 낫다. 조금이나마 안쓰러움을 덜어준다고 해야 할까.


어릴 적에 어른들께서 과일 씨앗을 먹으면 몸속에서 과일이 자랄 거라고 겁을 주셨던 게 문득 떠올라 구전동화를 읽는 듯했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수박이나 포도를 먹고 나면 배가 빵빵해지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사실인 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이 먹었으니 배가 빵빵 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내 몸의 소화기관들이 맡은 역할을 잘 해내 줘서 큰 탈은 없었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첫 했지만 사실 툭툭 건드리듯 신경이 쓰였다. 아이들의 책을 보면 나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올라서 함께 몰입하는 재미도 있어서 좋다.


이 책은 우리 몸에서 소화가 이뤄지는 순서를 알려준다. 주인공이 모르고 삼킨 수박씨가 몸속을 지나면서 소화기관의 생김새와 기능을 하나씩 소개해준다. 주인공은 수박씨가 커다란 수박으로 자랄 거란 상상으로 걱정을 하게 된다. 둘째에겐 가끔 책의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해준다. 살짝 당황스러워하는 둘째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박씨는 식도 → 위 → 십이지장 → 소장 → 대장을 지나 대변으로 나온다. 수박씨가 지나는 소화기관 그림을 보며 둘째는 여러 가지 질문도 하고 그림을 보고 어떤지 말한다. 책의 중간과 끝에 등장하는 똥, 방귀 단어는 귀염둥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화장실에서 응가하는 기억을 되살려 어떻게 응가가 생기는지 이야기도 해본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오늘 응가를 했는지도 물어본다. 평소에도 자주 물어본다. 잘 먹는 것만큼 잘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이 깨끗하면 온 몸의 기운이 좋아지고 혈액순환도 잘되는 기분이다. 음식 섭취와 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줄거리-

주인공이 수박을 먹으면 입안부터 시작되는 소화 과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수박씨를 잘 뱉어낸다. 그러다 실수로 수박씨 하나를 꼴깍 삼켜버리게 된다. 깜짝 놀란 주인공은 수박씨가 자기의 몸속 어디에 있는지 상상을 하게 된다. 주인공의 상상과 수박씨의 위치를 동시에 보여준다. 식도를 지나쳐 위로 들어간 수박씨는 소화가 잘 되기 위해서 다른 음식들과 골고루 섞어진다. 그리고 십이지장을 지난다. 노랗고 쓴맛의 소화액이 나오게 된다. 소장으로 들어선 수박씨는 미세한 융털을 만나게 된다. 주인공이 먹은 음식들의 영양소들이 흡수가 이루어진다. 주인공은 수박씨가 점점 자라고 줄기가 뻗어 나오는 줄 알고 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수박씨는 대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기나긴 소장을 지나 고약한 냄새로 가득 차 있는 대장에 도착한다. 소화를 마친 음식물들이 모이는 곳으로 수많은 세균이 있고 가스가 생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배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에 수박이 정말 자라는 걸로 생각한다. 몸은 화장실로 향하게 된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수박씨는 주인공의 몸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주인공은 수박이 아닌 응가를 시원하게 배출하면서 끝나게 된다.


아이들과 책장을 넘겨보면서 그림을 보고 말하고 생각하는 재미가 더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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