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_임인년/일상 57

그냥 소원을 말했을 뿐인데!

소원이 이뤄진 날이다. 이 상황은 누군가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또 누군가에겐 정말 꿈같은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천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이용해 퇴근하던 길이었다. 평소와 똑같이 퇴근길에 자문자답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흘러나온 생각을 중얼거리며 메모장에 적었다. (메모장 속 상상의 상황) 본인 : 나한테 작은 소원이 있어. 별거 아닌데 한 번 마음 편히 해보고 싶어. 아내 : 소원이 뭔데? 본인 : 평일에 퇴근해서 엄마, 아빠랑 밥 한 끼 같이 먹는 가야. 차분히 적어놓은 내 바람. 밥 한 끼 같이 먹는 것을 소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부모가 되지 않았더라면 밥 한 끼 같이 먹는 소원은 생각도 못하지 않았을까. 사소하다고 생각한 일에 소원이라는 단어를 붙여주니 가슴속에서 고요..

평생친구 있으신가요?

어떤 계약직 사장님의 일화다. 이 분야에서 30년을 몸 받쳐 오셨다. 국내 대기업에서 오랜 기간 높은 자리에서 근무하셨고 해외 경험도 풍부해서 자신의 경험은 후배들을 위해 전해줘야 할 자산이라고 자부하신다. 임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무에 관심도 많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무수행에 만전을 기한다. 그 덕분인지 실무자들은 사장님과 대화가 많아졌고 부조리한 상황들이 해결되는 경우도 간혹 생겼다. 수많은 일이 이력관리가 되는듯한 모습이었다.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 처음 뵙던 팀장님께 중요한 사실을 배우고 실천하는데 노력했다. 바로 이력관리다. 짧은 시간으로는 그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없다. 6개월 정도 지나고 나면 그 진가를 조금씩 느낄 수 있다. 근거도 잘 남겨두어야 한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

사랑을 나누는 방법 헌혈! 9회차

2개월 주기로 헌혈을 한다. 도움을 받고 사는 사람보다는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고 있다. 선물 받은 내 인생에 뿌듯함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헌혈의 집은 회사에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거리는 가깝지만 업무시간을 피해 보면 헌혈이 가능한 시간은 제한적이다. 점심시간이나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하는 게 전부다. 혈장과 혈소판 헌혈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채혈시간이 짧은 전혈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번 9회 차 헌혈은 점심시간이 조금 이른 점을 이용해 11시 30분으로 예약했다. 전자문진도 미리 해놓아서 헌혈의 집에서 조금 기다린 후 의사 선생님 문진 시간을 갖는다. 간편해진 점은 지문등록을 해두면 신분증을 가져갈 필요 없이 헌..

11월의 식단_1일~4일

11월이 시작되고 어느덧 한 주가 지났다. 매주 나의 식단을 정리하면서 아프지 말고 마음은 늘 여유롭게 가져야 한다는 최면을 건다. 사실 10월의 끝과 11월 시작의 고리에서 내 역할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회사에서 내 역할의 크기도 있지만 집에서의 나의 역할은 정말 중요했다. 아내가 조금 다쳐서 내 손이 필요로 하는 순간이 더 많아졌다. 아내와 아이들을 지키려는 노력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지친다. 정말 쉴 틈 없는 스케줄이기 때문이다. 이런 걸 보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의 삶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아주 조금 체감했다. 쉴 새 없이 나를 찾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다. 반복되는 강력한 주말을 보내고 나면 오히려 평일에 충전을 하게 된다. 그 덕분에 식사시간의 감사함을 더 크게 ..

22년도 10월을 보내며

10월 31일 동안 나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아마 10월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태극기의 태극문양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열과 냉이 한 번씩 크게 들어온 날 같다. 역시 두 영역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양이다. 여러 가지 기념일들이 있다. 모두 그날을 기억하고 기뻐하며 사진도 찍고 더 행복하자고 마음먹었던 날이다. 물론 언제나 나는 행복하고 앞으로도 행복할 거다. 요즘에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주문 걸기다. 새벽에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지만 높은 하늘을 보면서 혼자서 말한다. 나만의 공간에서 말하기 때문에 누가 듣지도 않는다. 나만 듣는다. 듣다 보면 내 목소리가 낯설기도 하고 어딘가 몸상태가 조금 안 좋기라도 하면 비음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곧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3,..

10월의 식단_24일~28일

어느덧 10월 마지막 주 식단이다. 바쁘게 보낸 것 같지는 않은데 시간은 정말 빠르다. 특히 오전 시간은 왜 이리 빠른 건지 모르겠다. 맛있는 밥 먹으려고 열정을 불태워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 내 끼니를 챙겨주는 지금의 식당이 너무나 소중하다. 기분 좋은 식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느낀 건 내가 신입이었던 시절. 지방에 위치한 공장으로 출장 갈 일이 있었다.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밥이라도 잘 챙겨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신나게 달렸다. 도착해보니 지역의 시내에서도 꽤 먼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엔 너무나 멀었다. 상황이 어쩔 수 없어 공장 내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됐다. 그날은 동지였다. 메뉴는 팥죽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다 할 정도의 급식상태였다. 어찌 생각하면 ..